▲ 일본 정부가 IBM과 기술 협력으로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추진하는 라피더스에 3천억 엔의 정부 자금 지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IBM의 2나노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가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설립한 라피더스에 약 3조 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10일 로이터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라피더스가 일본 홋카이도에 신설하는 반도체 생산공장에 3천억 엔(약 2조9892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지난해 일본 정부와 소니, 소프트뱅크, 토요타 등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반도체기업이다.
올해 2월부터 홋카이도를 반도체 공장 부지로 선정하고 건설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언론 홋카이도신문에 따르면 정부 지원금은 2025년부터 2나노 반도체 샘플 생산라인을 설립하는 데 활용된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에 실제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라피더스가 처음 설립될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와 TSMC 등 상위 기업에 비교해 수십 년 이상 벌어진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에 들인 초기 자금이 700억 엔(약 6975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라피더스는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대량생산 체계를 갖춰내기 위해 모두 7조 엔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라피더스가 정부 지원금에 힘입어 실제 생산투자를 진행하기 충분한 자금 여력을 확보한다면 목표한 대로 2025년부터 2나노 반도체 샘플을 생산하고 고객사에 공급해 수주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2025년부터 2나노 반도체 대량양산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라피더스가 실제로 양산체계를 구축하기까지는 최소 수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라피더스는 2나노 반도체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IBM과 기술 협력을 통해 반도체 설계 및 양산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미국 인텔도 2024년부터 2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도입을 목표로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공정에서 삼성전자와 TSMC, 인텔과 라피더스가 모두 치열한 고객사 파운드리 수주 경쟁을 펼치며 한국과 대만, 미국과 일본 반도체기업 사이 국가 간 대결의 양상을 띠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