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주식시장이 등록제로 바뀌면서 기업공개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푸동 금융지구에 위치한 상하이 증권거래소 건물 앞을 한 중국인이 지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주식시장의 상장 절차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 뒤 기업공개(IPO)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신규 상장기업의 흥행이 중국 증시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등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기술주 고평가 상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선전 등 주요 증권거래소에 이날 하루에만 10곳의 기업이 신규로 상장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의 주식시장 선진화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바라봤다.
이전에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의 심사를 거쳐야 했던 기업공개 절차가 2월부터 거래소 자체 심사만으로 이루어지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체이싱 증권사의 분석가 리우 민은 “바뀐 기업공개 절차는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입을 줄이고 자원 배분을 효율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분석하며 “기업 자금조달이 용이해져 주식시장이 경제에 더욱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말했다.
10일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에 등록한 기업 10곳이 첫날 조달한 금액은 모두 212억 위안(약 4조67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주가도 모두 공모가 대비 40% 이상 올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신규 상장기업의 주가 상승도 중국 주식시장의 제도 변화에 따른 효과로 분석했다. 기존에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상장 첫 날 일일기준 주가변동 상한선을 엄격히 제한했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제도개선을 통해 이를 폐지했으며 5거래일이 지난 다음부터만 직전 거래일 종가대비 10% 이상 주가가 등락할 때 거래 제한을 실시한다.
자연히 중국시장 상장을 노리는 기업이 높은 흥행 가능성을 기대하며 기업공개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직전 거래일인 7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10일 중국증시 주요 지수는 시장 과열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며 고평가됐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본토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가 직전 거래일 대비 0.3% 내려 4109.96위안을 기록했으며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각각 0.2%와 0.8% 하락했다고 전했다.
특히 기술주 지수는 2.4% 급락하며 CSI300 지수의 10개 산업군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대체로 인공지능 기술기업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된 상태라고 짚었다.
시틱 증권사의 분석가 치우 시앙은 “인공지능 테마주 투기는 극에 달했다”며 “(인공지능 등 기술 테마주라고 해서) 실적과 무관히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 등 불확실한 지정학적 상황도 중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