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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 살 길] 배터리 세계 선두 LG엔솔, 공급망까지 넷제로 추진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4-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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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 살 길] 배터리 세계 선두 LG엔솔, 공급망까지 넷제로 추진
▲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 가운데 2021년 기준 가장 높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과 미국 생산법인에 이어 국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사진)에서도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ESG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 27개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말 기준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이 44%에 이른다.

RE100은 ‘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더클라이밋그룹이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와 협력해 2014년 발족됐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업계를 넘어 산업 전체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량 측면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주요 기업에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필수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RE100 캠페인은 구속력이 없지만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대기업의 28.8%, 중견기업의 9.5%가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DP한국위원회는 2월27일 내놓은 ‘2022 CDP 한국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넷제로(Net Zero,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넷제로 달성을 위한 이행 수단인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이 주목받고 있다”며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은 필수화되고 있는 추세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 선언, 재생에너지 전환 등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내연기관차량의 전동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전기차 및 배터리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거대한 친환경 흐름에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도 ‘친환경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탄소중립이 살 길] 배터리 세계 선두 LG엔솔, 공급망까지 넷제로 추진
▲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 가운데 2021년 기준 가장 높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기록했다. < 한국ESG연구소 자료 갈무리 >
◆ 2030년, 세계 모든 사업장 100% 재생에너지 전환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4월 국내 배터리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한 뒤 세계 생산시설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RE100 캠페인 가입 요건인 ‘205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보다 더욱 공격적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세계 모든 생산시설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2030년에는 연구개발(R&D)센터 등 비생산시설까지 RE100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70~80%가량은 제품 생산을 위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력과 열 때문에 발생한다. 나머지는 액화천연가스(LNG), 가솔린 등 연료 연소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은 탄소중립을 위해 전력 사용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전환하기 위한 노력에 힘쓰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이미 일부 해외 공장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유럽 폴란드 생산법인, 2020년 미국 미시간 생산법인에서 재생에너지 사용과 함께 녹색요금제(Green Pricing)제도와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구매 등을 포함해 100% 재생에너지 도입을 마쳤다.

녹색요금제는 일반적 전기요금보다 더 높은 가격(녹색 프리미엄)을 지불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입하는 제도를 말한다. REC는 재생에너지를 목표치만큼 조달하지 못했을 때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구매하는 증서를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오창 공장)와 중국 남경 공장에서도 2025년 RE100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와 추진하는 합작법인을 포함한 글로벌 신규 생산거점의 양산 시작부터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 입지 검토 시점부터 재생에너지 조달을 고려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4월 RE100에 가입할 당시 더클라이밋그룹에서 진행하는 EV100(Electric Vehicle 100%)에 동시에 가입하기도 했다.

EV100은 2030년까지 기업 소유 및 임대 차량 가운데 3.5톤 이하는 100%를, 3.5~7.5톤은 50%를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V100에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가입했으며 RE100과 EV100 캠페인에 모두 참여하는 것도 세계 배터리기업 가운데 최초다.

CDP한국위원회의 사무국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다른 시장과 비교해 전기차 시장의 소비자들은 친환경성과 관련한 인지도가 높고 이에 따라 공급망에 포함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배터리기업들은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보다 재생에너지 사용 필요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배터리기업이 재생에너지 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운 유럽에 이미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것도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다만 배터리업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 전환을 위한 속도나 규모 면에서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탄소중립이 살 길] 배터리 세계 선두 LG엔솔, 공급망까지 넷제로 추진
▲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 가운데 2021년 기준 가장 높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고 미국 생산법인에 이어 국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사진)에서도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
◆ RE100은 탄소중립의 한 수단, 2050년 공급망 포함 모든 가치사슬 탄소중립 달성 목표

LG에너지솔루션의 RE100은 단순히 캠페인 참여를 통한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까지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100%로 높여 중장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2050 탄소중립’ 비전을 하나씩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즉 2050년에는 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 또는 제거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2030년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100%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는 LG에너지솔루션 자체 배터리 생산에서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업의 공급망과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은 분류체계에서 일명 스코프(Scope)3로 분류된다. 스코프3는 기타 간접배출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으며 기업이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시설에서 발생한, 즉 공급망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지칭한다.

스코프3의 온실가스 배출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직접 통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공급망 분야에서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국내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2023년 ESG 주요 현안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올해 가장 큰 ESG현안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40.3%가 ‘공급망 ESG 실사 대응’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공급망 ESG 실사 대응을 위한 방안이 마련됐냐는 질문에 원청기업과 협력업체의 절반가량이 ‘없다’고 대답하며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실시한 배터리에 관한 ‘전 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에 따르면 자체 배터리 생산에서는 20~30%, 공급망에서는 70~80%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 달성을 넘어 공급망을 포함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선제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가장 최근 맺은 니켈 장기공급계약에서 볼 수 있듯 공급망 속 기업이 탄소배출을 줄일지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며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미국 컴파스미네랄과 2025년부터 6년 동안 대규모 탄산리튬 공급계약을 맺었는데 컴파스미네랄은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공법을 통해 친환경 방식으로 리튬을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 리튬 생산업체보다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적은 것을 특징으로 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친환경적으로 배터리 원재료를 생산하는 기업들과 계약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공급망 현지화를 요구하는 법안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ESG 경쟁력 강화라는 성과를 함께 거둘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협력업체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는 등의 공급망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전 세계가 탄소장벽을 확대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빌미로 선진국들은 관세로, 공시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저탄소 기술과 넓은 대지를 기반으로 저탄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뛰는 한국이 탄소중립에 머뭇거린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기후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발굴해 그들의 도전과제와 핵심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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