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산불 상황에서 골프 연습을 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KBS의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를 고소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9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취재기자와 성명불상의 보도 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저의 근무 중 행동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달게 받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다"며 "(3월31일 골프연습장을 방문했다는) 지난 MBC 보도 때는 이유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사과했지만 악의적 허위 보도는 다르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4월7일 KBS의 보도 제목과 내용을 문제삼았다. 

김 지사는 "해당보도는 제목부터 '김진태...18일 산불 때도 골프'였는데 이걸 보는 사람은 제가 산불이 나고 있는데 골프장에 간 사람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당시엔 산불이 나지도 않았고 골프장이 아니고 연습장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 날은 토요일로 오전 7시쯤 연습장에 간 일이 있었고 산불이 난 것은 그로부터 아홉 시간 뒤였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초 보도이후 KBS는 무려 일곱 번 기사를 수정했다"며 "앞에 쓴 기사가 잘못된 것을 시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사 제목이 '산불 때'에서 '산불난 날'로 바뀌고 다시 '산불 와중'으로 바뀐다"며 "이미 첫 기사 게시때 명예는 심각하게 실추돼 그후에 수정됐다고 해도 소용없는데 그나마 제대로 수정되지도 않았고 시점을 교묘히 섞어쓰거나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계속 산불과 관련지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더 심각한 문제로 '중복 전송(어뷰징)' 행태를 꼽았다.

중복전송은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검색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반복적으로 전송하는 것으로 언론계에서 금기시하는 행위다. 

김 지사는  "현재 인터넷 포털에는 그 기사가 5개 올라와 있고 KBS 유튜브에는 6개 올라와 있다"며 "똑같은 내용으로 단독기사가 세 건으로 처리돼 있는데 이 정도 되면 언론의 외피를 썼으나 실상은 '김진태 죽이기'라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3월31일 강원도 고성에서 식목 행사를 마치고 춘천에 도착한 뒤 골프연습장을 찾은 일을 두고는 사과의 뜻을 밝혔던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조퇴를 신청해달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 시간 30분을 남기고 조퇴를 신청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MBC에서 취재가 시작되니 직원들이 규정에 맞게 조퇴로 처리를 한 모양인데 제가 봐도 조금 이상했고 그렇게 처리한 걸 다시 지우라고 할 수 없어서 내버려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