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가 가상화폐 거래소의 수익성 악화 때문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이 대표는 연구개발비를 늘려 새로운 사업과 상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며 투자부동산 사업에도 나서는 등 수익다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는 2022년 영업수익 1조2492억 원, 영업이익 8101억 원, 순이익 1308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66.2%, 영업이익은 75.2%, 순이익은 94.1% 급감했다.
두나무는 이번 실적 악화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등 자본시장 위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의 분석대로라면 2023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황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앞서 3월22일(현지시각) 금리를 인상하며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다”며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등의 파산으로 이전과 같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작은 폭의 금리 인상은 이어질 수 있어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 대표는 두나무가 크게 기대온 거래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날 계획을 세웠다.
두나무는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증권거래 앱인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비상장, 업비트NFT, 세컨블록, 업비트 스테이킹, RMS, 루니버스, 주주리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하는 플랫폼은 많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거래소 업비트에 의존하는 구조다.
2022년 기준 두나무 매출은 업비트 거래소에서 전체의 97.22%를 낸다. 기타 서비스에서 나오는 매출은 2.78%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두나무의 수익 다각화를 위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두나무는 2022년에 연구개발비용 314억 원을 투자했다. 2021년 147억 원보다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연구개발비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22년 2.52%로 2021년 0.40%보다 2.12%포인트 증가했다.
두나무는 그동안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 보호와 블록체인, 주식 투자에 관한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금융업계에서는 두나무가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렸다는 점을 들어 향후 블록체인과 주식 투자에 관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다만 지금까지 드러난 새 사업은 투자부동산 사업이다.
두나무는 최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부동산투자회사 2곳을 연결대상 회사로 편입했다. 코람코더원강남제1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3호전문 등이다.
가상화폐 금융회사 디엑스엠과 증권플러스 콘텐츠 서비스 요금 정산 업체 이지스네트웍스 등은 청산으로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두나무는 지난해까지 투자부동산 사업도 늘려 3730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두나무는 2021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근 건물 2채 및 부지 구입 등 부동산에 3천억 원을 투입했다.
2022년 6월에는 부동산 리츠 투자도 진행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설정하는 리츠에 핵심 투자자로 참가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에이플러스에셋타워를 현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연구개발투자가 곧장 신사업이나 새로운 상품으로 나오기 어려운 만큼 투자부동산 등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과 금리 인상, 해외 은행 파산 등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