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

[현장] 강석훈 산은 본점 이전 의결 꼼수 강행, 노조와 '강대강' 격화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3-03-27 13:03: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현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786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강석훈</a> 산은 본점 이전 의결 꼼수 강행, 노조와 '강대강' 격화
▲ KDB산업은행 직원들이 2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업은행 본점에서 김복규 산업은행 부행장(맨 오른쪽)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아무도 못 들어옵니다.”

27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KDB산업은행 본점 정문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부행장들의 출근을 막기 위해 차량을 통제하던 한 직원이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강 회장이 이날 경영협의회를 열어 지방이전 대상 공공기관으로 지정을 받기 위한 계획안을 의결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약 400명의 직원들은 오전 7시부터 산업은행 본점과 별관에 있는 11곳의 통로에서 피켓을 들고 경영진의 회사 출입을 막아섰다.

일부 직원들은 경영진의 차량번호가 적힌 유인물을 들고 경영진이 탑승한 차량이 회사에 들어오는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아침마다 본점 로비에서 열리던 직원들의 이전반대 집회도 경영진의 출근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정문 밖에서 진행됐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회 현장에 참석해 본점 이전을 두고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산업은행 경영진이 방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열심히 투쟁하면 귀도 기울이고 왜 그런지 살펴도 보고 다른 대책도 내놓는 게 대통령 아닌가, 대통령이 무지하다는 걸 알려야 하는 게 산업은행 회장의 역할이 아닌가”며 “그런데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산업은행 안팎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오가는 가운데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경영진은 김복규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었다.

김 수석부행장은 오전 9시 무렵 산업은행 본점 정문으로 수행원들과 함께 나타났다.

이에 직원들은 “직원 기만 경영협의회 즉각 중단하라,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김 수석부행장을 막아섰고 아무런 말도 없이 직원들을 바라보던 김 수석부행장은 5분 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경영협의회 개최가 예정된 10시가 다가오자 긴장감은 한층 커졌다. 본점과 별관 출입구 곳곳에 직원들이 자리를 깔고 앉아 혹시나 모를 경영진의 등장에 대비하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11시 반 무렵 경영협의회가 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직원들의 반발로 본점에서 경영협의회를 열기 힘들어지자 강 회장이 외부 모처에서 회의를 열어 이전 계획안을 의결한 것이다. 

강 회장은 1분기 안으로 지방이전 대상기관에 지정되기 위한 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했는데 당초 계획했던 기한이 한 주밖에 남지 않자 이날 경영협의회를 강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회장의 이전 계획안 제출 강행으로 노조와 대립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직원들과 협의 없이 이전 계획안을 의결한 강 회장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았다.

지방이전 대상기관 여부를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하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노사 협의를 이전 계획안 마련을 위한 선결과제로 제시했는데 강 회장이 이러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방침을 어겼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7일 KDB산업은행에 보낸 공문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을 위해서는 먼저 이전 공공기관의 장은 내부 노사협의를 거쳐 이전안을 마련하고 소관 중앙행정기관에 제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미 법무법인에다가 은행에서 노사협의 없이 이전안을 제출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아놓았다.

강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강 회장 자택에서 집회를 여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이미 강 회장 집 앞에서 이전반대 집회를 열기 위한 집회신고를 마쳐놓고 집회 개최 시기를 저울질해오고 있었다.

노조는 일단 28일 금융위원회에서 집회를 열고 금융위원회에서 국토교통부에 이전기관 신청을 진행하면 국토교통부 앞에서도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방이전 대상기관에 선정되는 절차는 기관장이 이전안을 마련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금융위원회가 이전안을 검토하고 국토교통부에 이전기관 지정을 신청하면 국토교통부의 검토를 거쳐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최종 승인된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경영협의회 의결 소식이 전해진 뒤 본점 로비에서 열린 집회에서 “오늘을 시작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리 기자

인기기사

'틱톡 강제매각'이 메타와 구글에 반사이익 전망, 광고매출 최대 절반 뺏는다 김용원 기자
화웨이 포함 중국 반도체 'HBM 연합' 구축, SK하이닉스·삼성전자 대안 찾는다 김용원 기자
롯데월드타워·몰 '포켓몬타운'으로 변신, '피카츄 아트벌룬'에 '퍼레이드'까지 남희헌 기자
SK온 수석부회장 최재원 '캐즘 극복' 주문, “대여섯 마리 토끼 동시에 잡아야" 류근영 기자
[한국갤럽] 윤석열 지지율 24%, 금투세 ‘찬성’ 44% ‘반대’ 38% 김대철 기자
시프트업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대박 조짐, 하반기 기업공개 '청신호' 조충희 기자
유아인 리스크 ‘종말의 바보’ VS 정종연 없는 ‘여고추리반3’, 넷플릭스 티빙 조마조마 윤인선 기자
하이브 '어도어 경영권 탈취' 정황 증거 확보, 민희진 포함 경영진 고발 장은파 기자
마이크론 '미국 메모리반도체 재건' 주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의존 낮춘다 김용원 기자
어도어 대표 민희진 경영권 탈취 의혹 정면돌파, "오히려 하이브가 날 배신" 장은파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