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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이재용 회장 시대의 삼성, ‘위기를 기회로’ DNA 다시 꿈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3-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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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이재용 회장 시대의 삼성, ‘위기를 기회로’ DNA 다시 꿈틀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실적 부진 등 삼성전자에 직면한 어려움에 맞서 기술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어려운 환경에도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본질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기술을 통해 고객을 위한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나가겠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위와 같은 인사말을 남기며 지속성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에도 충분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그는 삼성전자가 2022년에도 큰 난관을 겪었지만 최초로 연매출 300조 원을 달성했다는 성과를 강조하며 사업별 특성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고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부회장의 발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삼성전자가 기술 중심의 역량을 키워 반도체 사업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미래 전략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현재 직면한 위기는 이미 실적에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하반기부터 모바일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전체 영업이익도 2021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핵심 사업인 반도체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3분기에 50%, 4분기 97%에 가까운 하락폭을 나타냈다. 올해는 반도체사업에서 분기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게 나온다.

인플레이션과 소비 침체,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모두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원자재와 인건비 등 비용도 상승해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 부담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나타나는 대규모 세계 경제 불황은 이재용 회장이 삼성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직면한 중요한 위기에 해당한다. 이를 순조롭게 극복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일은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의 역량에 달려 있다.

바꿔 말하면 지금의 위기는 이 회장의 경영 능력과 삼성전자의 저력을 다시금 증명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오래 전부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했고 이를 실제로 이뤄낸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과거에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기술 중심의 경영에 있었다. 이는 특히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삼성전자가 3D낸드 등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차별화한 일이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공세에 대응해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확대한 일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스마트폰사업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5G와 폴더블 기술을 도입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한 일도 위기 대응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의 라이벌] 이재용 회장 시대의 삼성, ‘위기를 기회로’ DNA 다시 꿈틀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질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이 기술력을 통해 삼성전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겠다고 자신한 것은 결국 지금의 위기도 과거의 전략을 재현해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도체 사업의 주도권을 강조한 점도 이와 같은 선상에 있다. 삼성전자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의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수십 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상징적 사업인 만큼 반드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야 하며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도 미래 성장 동력에 핵심이기 때문에 확실한 경쟁력을 구축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최근 TSMC와 인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가 반도체 업황 악화에 대응해 투자를 늦추거나 축소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점은 삼성전자에 기회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위기 속에도 과감한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를 지속한다면 앞으로 반도체시장 상황이 개선되었을 때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위기 대응에 힘쓰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이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갖춰내는 일은 차세대 주요 산업에도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기반 로봇과 증강현실, 스마트카 등 분야를 미래 신사업으로 점찍고 인수합병과 같은 투자나 외부 기업과 협력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영역에서는 고성능 프로세서와 인공지능 반도체, 고사양 및 저전력 메모리 등 다양한 반도체 기술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강화가 다방면으로 미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셈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삼성의 경영 철학은 이건희 선대 회장 시절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요 기업으로 성장해 온 역사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표현이다.

이재용 회장이 지금의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삼성전자의 저력을 다시금 증명한다면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을 이끄는 총수로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회장 승진 시점을 장기간 미뤄 오던 이 회장이 2022년 말부터 경영 위기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정식으로 삼성전자 회장에 올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배경이다. 이는 오너경영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위기 대응 전략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보로 해석된다.

대한상의와 전경련 등 국내 주요 경제단체도 이 회장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단체는 회장 승진이 발표된 뒤 논평을 내고 “이재용 회장이 삼성의 위기 대응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 및 책임경영을 통해 이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용원 기자
 
[편집자주] 2023년,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및 국가 경쟁력에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때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현재 전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경제팀에서 연재하는 [삼성의 라이벌] 기획은 삼성전자와 주요 라이벌 기업 사이의 경쟁 판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예측해 삼성의 현 위치를 짚어보고 이러한 경쟁이 어떠한 방식으로 삼성의 위기 극복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진단한다.

5부 - 삼성 vs SAMSUNG
(1) 이재용 회장 시대의 삼성, ‘위기를 기회로’ DNA 다시 꿈틀
(2) 챗GPT 등장에 IT시장 ‘대격변’, 삼성전자도 기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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