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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소신’ 꺾지 않았다, 연준 정책 비판에도 금리인상 의지 재확인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3-23 14: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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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소신’ 꺾지 않았다, 연준 정책 비판에도 금리인상 의지 재확인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향한 비판에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높여 잡았다. 사진은 연준 본관이 위치한 미국 워싱턴 DC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주니어 빌딩에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미국 은행위기가 연준의 통화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비판에도 철저히 경제지표에 바탕을 둔 통화정책을 앞세우는 파월 의장의 소신을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연준은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기존 4.50~4.75%에서 4.75~5.00%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2022년 3월 정례회의부터 9회 연속 인상이다. 

제롬 파월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발표하며 기준금리 상승을 알렸다.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으로 구성되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침체된 미국 경기 부양을 위해 제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이후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늘어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수직상승하는 등 변수가 겹치며 물가 상승에 속도가 붙었다. 

그럼에도 연준은 물가 상승 현상이 ‘일시적’이라고 거듭 주장하다 뒤늦게서야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 발 늦은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채금리도 덩달아 빠르게 오르면서 SVB를 비롯해 기존에 발행된 낮은 금리의 국채에 투자한 여러 금융기관들이 큰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연준의 금리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이 더해지고 있음에도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라며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나타난 은행발 금융위기가 소수의 은행만을 대상으로 한다며 금융시스템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은행시스템은 안전하다”며 “연준이 미 재무부 및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힘을 합쳐 미국 경제를 보호해 은행 예금자들 모두 예금액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채권을 시가가 아닌 장부가로 평가해 매입하는 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은행 대상 대출프로그램(BTFP)을 시행하고 재무부 및 예금보험공사와 공동으로 예금주를 보호하는 조치도 논의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은행 예금 흐름이 이미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유로 미국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다는 점과 물가 안정은 연준이 최우선으로 살피는 사항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연준이 잡은 물가상승률 최종 목표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 2%다. 연준은 지난 12개월 동안 미국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보다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향후 3년 전망 또한 2%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기별로 발표하는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준은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2023년 3.3%에서 2024년 2.5% 그리고 2025년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까지 3년 가까이 남은 셈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미국 국민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도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에 해당하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지난 3개월 미국 취업자 수가 매달 평균 35만1000명 증가했고 실업률도 2월 기준 3.6%로 예상치를 하회하며 노동시장에서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초과수요는 임금 상승의 한 요인이다. 임금이 상승하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연준이 목표로 삼은 물가상승률 달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파월 의장은 SVB발 은행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기 전에 진정될 것이며 연준은 물가지수 및 노동시장 등 경제 지표에 기초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까지 끌어내리는 일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점을 핵심으로 앞세웠다.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더욱 분명히 나타냈다.

파월 의장의 태도를 두고 미국 정치권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의 기준금리 인상발표 직후 CNN을 통해 “파월 의장은 미국을 경기침체로 이끌어가고 있다”며 “그에게 계속해서 연준 의장을 맡기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여전히 파월 의장을 신뢰하고 있다”며 연준의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파월 의장 또한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연준이) 정치적 비판까지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며 통화정책에 소신을 꺾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현지시각으로 5월2일부터 3일까지 열린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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