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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가 '책방' 짓는 이유, 시민 정신건강 증진까지 기업 역할 확대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3-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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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가 '책방' 짓는 이유, 시민 정신건강 증진까지 기업 역할 확대
▲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른 SK디스커버리 계열사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도서관 '지관서가' 건립을 추진한다.
[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역사회 도서관 건립에 나선다.

몸의 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독서 문화를 확산하는 일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19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백신 공장이 있는 경북 안동과 예천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지관서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예천에서는 올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지관서가는 북카페 형태의 도서관이다. 지관(止觀)은 '멈추면 보인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바쁜 일상으로 지친 가운데 독서를 통해 여유를 얻자는 의미가 이름에 담겨 있는 셈이다.

지관서가의 수혜 대상은 지역사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예천을 시작으로 2031년까지 지관서가 20개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구체화한 방안이 지난해 말 이사회에 보고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이오기업이 도서관을 짓는다는 게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 있지만 지관서가 프로젝트는 갑자기 계획된 것이 아니다.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SK그룹 계열사들의 오랜 독서 문화에서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직원의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사내 도서관으로 '지관'을 운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 있는 지관의 경우 보유 장서량이 2만여 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간 도서들도 지관을 통해 자유롭게 신청해 읽을 수 있다. SK케미칼은 지관을 기반으로 2011년부터 사내 독서토론회를 열고 있다.

지관서가는 이런 독서 장려 문화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장소다. 특히 SK디스커버리 계열사들이 앞장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관서가의 시작을 알린 것은 SK가스 자회사 SK어드밴스드였다. SK어드밴스드는 울산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2021년 4월 울산대공원 그린하우스에서 지관서가 1호점을 열었다. 기부채납은 재산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 지관서가 이름은 SK그룹 사내 도서관과 같은 '지관'이었으나 2021년 11월 현재와 같이 바뀌었다. 혼동의 우려를 줄이는 한편 지역사회 도서관으로서의 성격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한 조치로 짐작된다. 지관서가의 상표권은 SK디스커버리가 출원해 보유하고 있다.

이후 울산 지역 지관서가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울산대공원점에 더해 장생포점, 선암호수공원점,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점, 울산시립미술관점 등 모두 5곳이 현재 운영되는 중이다. 책을 대여하는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할뿐 아니라 강연, 독서 모임, 음악회 등 각종 문화행사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지역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K바사가 '책방' 짓는 이유, 시민 정신건강 증진까지 기업 역할 확대
▲ 지관서가 울산대공원점 내부. <지관서가 홈페이지>
울산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지관서가는 이제 전국으로 확대를 앞두고 있다. 지관서가 홈페이지는 2025년까지 울산 내 20곳, 향후 전국 100여 곳에 새로운 지점의 문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SK디스커버리는 올해 10~12개 신설을 목표로 잡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여러 SK디스커버리 계열사가 이 목표를 나눠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가스는 2030년까지 지관서가 30개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SK케미칼은 목표 수치를 따로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인력을 채용하면서 사업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는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참여 기업들의 프로젝트 추진을 지원하고 관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관서가 프로젝트에 합류한 것은 이제 독자적인 기업으로 충분히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 백신사업부의 물적분할로 설립됐다. 2021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뒤로는 백신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SK그룹 경영방침에 발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ESG 가운데 환경부문에 초점을 맞춰 탄소저감 계획을 구체화했다. 올해에는 지관서가 건립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공헌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ESG경영 홈페이지에서 지관서가에 대해 "지역사회에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 확산과 지역 커뮤니티 강화를 통해 인문학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며 "'지혜와 성찰 그리고 인문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시민의 정신 건강 증진에 기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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