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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가 해외진출을 접은 이유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7-15 14: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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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하이마트가 해외진출을 접은 이유  
▲ 한병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든 계열사에게 해외로 나가 수익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만은 예외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해 ‘롯데하이마트’가 탄생한지 2년이 되어간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마트에 입장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그런데 롯데쇼핑은 애초 하이마트의 해외진출을 밝혔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롯데쇼핑의 해외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하이마트가 섣불리 해외에 진출했다가 적자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지난해 37개, 올해 69개 등 1년6개월 동안 106개의 신규매장을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하이마트가 이전에 연간 20개 안팎의 매장을 신규출점했던 점을 감안하면 인수 이후 신규출점 속도가 3배 넘게 빨라졌다.

이는 매장출점 대비 비용이 적게 드는 ‘숍인숍’(Shop in shop) 방식을 택한 덕분이다. 롯데쇼핑은 2012년 10월 하이마트를 인수한 이후 롯데마트 가전매장에 하이마트를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하이마트 매장을 늘려왔다. 지난해와 올해 문을 연 106개 신규매장 중 숍인숍은 94개다.

하지만 해외진출은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뒤 “인도네시아는 시장이 크고 쇼핑몰 형식의 매장이 많아 하이마트가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이마트의 해외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이마트는 롯데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동남아시아 시장진출을 모색해왔다. 국내시장 매출이 둔화되고 있는 데 대한 해결책이었다.

롯데마트는 하이마트 인수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30곳의 매장을 운영했다. 롯데그룹은 우선 롯데마트 현지매장에 하이마트를 입점시켜 시장반응을 살펴본 뒤 독자적으로 매장을 내는 단계적 진출방식을 검토했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해외사업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하이마트의 해외진출이 재검토됐다. 롯데쇼핑 베트남법인과 롯데마트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각각 130억 원, 140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해 롯데쇼핑은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1500억 원의 적자를 봤다.

신동빈 회장은 ‘돈 먹는 하마’가 된 해외사업에 대해 흑자를 낼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지난 해까지 9천억 원을 해외에 투자한 상황에서 해외사업을 접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성이 불투명한 해외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하이마트의 해외 신규진출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그룹 내부에서 나왔다.

특히 전자제품 판매업이란 특수성이 고려됐다. 롯데하이마트는 한국 전자제품 제조회사들과 긴밀한 관계지만 해외 제조회사들과 협상력이 떨어진다. 업계의 관계자는 “갓 진출한 해외업체가 현지 경쟁업체들 틈에서 협상력을 구사하기 쉽지않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가 해외진출을 접은 이유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렇다고 국내제품을 지속적으로 해외매장으로 운송하기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롯데하이마트가 해외진출을 잠정중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하이마트의 해외진출 대신 롯데마트 매장을 이용해 하이마트 매장수를 늘려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하이마트는 6월 기준 전국에 430여 개의 매장이 분포돼 있어 전자유통업체 중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다.

국내 전자제품 유통시장 점유율도 롯데하이마트가 업계 1위로 46.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삼성디지털플라자(26.7%), LG베스트샵(19.4%), 전자랜드(7.3%)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이 하이마트를 추격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왔으나 롯데하이마트의 출점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롯데하이마트가 늘어난 점포를 안정적으로만 관리한다면 당분간 롯데하이마트의 독주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숍인숍 형태로 하이마트를 입점시킨 롯데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9% 증가한 3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8천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 내 롯데하이마트 매장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제 매출 상승만 남지 않았겠냐”라고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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