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 출범을 앞둔 데 대응해 신한금융지주가 계열 증권사의 몸집 불리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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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금융투자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사회가 7월 말에 열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어떠한 안건이 상정될지 알 수 없지만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신한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3월 임기를 마치기 전에 신한금융투자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약을 완수하겠다는 것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는 기업 인수합병에 자금을 빌려주는 기업신용공여나 헤지펀드에 대출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지펀드 전담중개업(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대규모 투자금융(IB)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지주가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할 경우 규모가 최소 5천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면 최소 자기자본 기준인 3조 원을 넘어서야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기준으로 자기자본 2조476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 회장은 KB금융지주에서 현대증권을 인수해 자기자본 3조8천억 원 규모의 통합 KB증권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를 보유한 KB증권을 기반으로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사업을 대폭 확충하려 한다”며 “비슷한 분야에 강점을 보유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리딩뱅크’ 다툼도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4월 한 인터뷰에서 “신한금융투자의 직접투자 역량을 키워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로 발돋움하면 대형화를 해야 한다”고 밝힌 적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증가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기업 인수금융과 부동산금융 등 투자금융사업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과 협업하는 복합점포(PWM)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다면 기존 사업자인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과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힘들다.
정부가 자기자본 5조 원 이상인 증권사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점까지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대형화 바람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