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6개월 만에 제품가격을 또 올렸다. 프라다는 개별 소비세 인상과 본사의 글로벌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해외직구가 늘어나면서 어중간한 가격대의 명품들이 매출이 떨어지자 고가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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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리치오 베르텔리 프라다 회장 |
프라다는 최근 가방 지갑 신발 등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4~10% 정도 일제히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일부 제품가격을 평균 5% 인상한 지 6개월만에 또 올린 것이다.
프라다코리아는 "원래 1년에 두 번 정도 가격 조정을 한다"며 "이탈리아 본사에서 국가별 제품 가격을 맞추기 위해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다에서 인기가 높은 핸드백의 가격 인상률은 5~10% 수준이다. 프라다를 대표하는 사피아노 고프레 라인 등이 모두 올랐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 가운데 하나인 '사피아노 BN 2274'은 235만 원에서 244만 원으로 9만 원(약 3.85%), 또 다른 인기제품인 '사피아노 BN 1786'은 242만 원에서 251만 원으로 9만 원(약 3.7%) 올랐다. 이들 제품은 지난해 12월에도 4.9%~5.2% 정도 인상됐다.
또 '사피아노 BN 1844'는 211만 원에서 228만 원으로 17만 원(8%), 235만 원 하던 고프레 체인백은 252만 원으로 17만 원(7.2%) 올랐다. 지갑은 평균 3~5만 원 인상됐다.
올해 제품가격을 인상한 곳은 프라다뿐이 아니다. 유럽 명품 브랜드들이 올해 제품가격을 올렸다. 지난 6월에 샤넬이 가방 지갑 등의 가격을 평균 10%, 3월에 루이뷔통이 일부 제품가격을 평균 7%, 1월에 에르메스가 평균 4.6% 인상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올해 1월부터 개정된 개별소비세법 때문에 가격을 올린다고 말한다. 개별비세법이란 고급가방이나 시계, 귀금속 등이 200만 원이 넘으면 초과하는 금액만큼 20%의 추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가격을 올릴수록 제품의 인기와 매출이 오르는 데 적극적으로 편승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해외직구가 급증하면서 어정쩡한 가격대의 명품 브랜드는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누구나 하나쯤은 소유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명품 이미지에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에 고가 마케팅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가격이 높고 희소할수록 명품가치가 높아져 일부에서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샤넬이다. 샤넬코리아는 그동안 2008년 11월과 2009년 11월, 2010년 7월에 가격을 인상했다. 심지어 2011년 5월에 무려 25% 이상 올렸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11월에도 가방 지갑 등 40여 개 상품가격을 인상했다.
그러나 샤넬 제품은 오히려 인기가 급상승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샤넬백을 미리 ‘사재기’한 뒤 비싼 가격에 되팔기도 했다. 샤넬코리아의 매출은 2012년 24.7%, 지난해 21.8%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10개 점에서만 1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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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다 매장 전경 |
프라다의 이번 인상을 놓고 일각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도 제품가격을 올린 것은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취급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의 경우 환율 덕을 볼 것이라는 기대는 애시당초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각 브랜드별로 글로벌 가격정책을 다른 방식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환율이 떨어졌다고 명품 핸드백 가격을 내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다 관계자도 "이번 가격인상은 본사지침이며 환율효과를 고려한 가격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