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취임을 한 달 남겨두고 신한금융지주 주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5월 750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등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로 가뜩이나 주가 부양에 제약을 안고 있는데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은행권 규제 강화로 금융지주 주가가 당분간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면서 신한금융지주를 포함한 주요 금융지주 주가도 당분간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은행 주간 보고서’에서 “은행 과점체제를 손보기 위한 은행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결과가 발표되는 6월까지는 관련 노이즈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은행주 반등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의 은행권 규제 강화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특히 금융지주 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지주만 해도 15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를 손보겠다는 뜻을 처음 알린 뒤로 2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405억 원어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27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한금융지주 주식 1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전날보다 0.77% 하락한 3만84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24일 기준 63.46%로 전체 지분율의 2/3 정도를 차지한다.
금융당국은 17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6월 말까지 은행 경쟁 촉진과 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만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진옥동 회장 내정자는 비우호적 환경에서 신한금융지주의 주가 부양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진 내정자가 주가를 끌어올릴 방법도 제한돼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했는데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금융권에 적지 않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사실상 5월 보통주 수량이 늘어나는 데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주주가치 희석을 막는 정도로만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지주는 2019년 발행한 750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의 청구기간이 4월30일 종료되는 데 따라 5월 보통주가 약 1750만 주 늘어난다.
신한금융지주는 앞서 8일 지난해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추진하고 분기별로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주가 부양은 진 내정자의 핵심 과제다. 신한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기업가치가 가장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진 내정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진 내정자는 1월 초 열린 ‘2023년 신한경영포럼’에서 “변화와 도약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이는 선한 영향력 1위의 목표를 달성하자”며 사실상 주주가치 제고에 의지를 보였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2019년 12월 4만6150원을 최고점으로 찍은 뒤 2년 넘게 이때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주가가 같은 기간 6%,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23%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진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됐으며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된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