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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전문' 에스디바이오센서 코로나 끝나가도 느긋, 조영식 M&A로 대비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2-21 11: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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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에스디바이오센서 최대주주인 조영식 이사회 의장이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른 매출 축소를 대비해 인수합병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상당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올해를 장기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단 전문' 에스디바이오센서 코로나 끝나가도 느긋, 조영식 M&A로 대비
▲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21일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에만 2조500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작년 매출 2조9천억 원의 70%에 이르는 규모다.

가장 큰 건은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메리디안)를 인수하는 일이었다. 여기에 1조9750억 원이 투입됐다. 메리디안은 소화기질환 진단제품과 진단제품 원료 등을 생산한다. 

조 의장은 메리디안 인수가 ‘일석삼조’를 거두는 전략이라고 봤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안을 통해 미국 진단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진단제품 허가, 해외 생산시설 확보 등의 측면에서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메리디안의 실적 자체도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의장은 지난해 7월 메리디안 인수 당시 “메리디안이 분자진단 분야의 주요 (원료) 공급업체가 됐기 때문에 코로나19 관련 매출은 줄겠지만 다른 분자진단 제품과 관련해 공급할 기회가 있다”며 “매출 감소는 염려되지 않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리디안의 회계연도 2022년(2021년 10월1일~2022년 9월30일) 기준 매출은 3억3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가량 늘었다. 코로나19 방역정책 축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확대된 것이다.

메리디안 이외에도 진단기기 유통업체인 이탈리아 리랩(628억 원)과 독일 베스트비온(161억 원) 등이 잇따라 에스디바이오센서 아래로 들어갔다. 글로벌 유통 역량을 강화해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을 보다 수월하게 공급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조 의장의 인수합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일 파나마 진단기기 유통기업 미래로를 114억 원에 인수해 중미 직판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미래로 인수 이후에도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한 인수합병 대상 기업 찾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메리디안 인수를 완료한 뒤에도 현금 약 6천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의장은 이처럼 적극적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 규모를 키우는 한편 코로나19 진단키트 이외 다양한 신제품 육성을 모색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코로나19 진단용으로 현장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M10’을 국내 및 유럽에 선보였다. 이후 결핵, 독감, 자궁경부암, 장염 등 여러 질병을 진단하게끔 다변화하고 검사시간을 대폭 줄이는 개량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에도 출시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기로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또 2024년 출시를 목표로 웨어러블 혈당측정기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혈당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S) 형태로 체내 지표를 측정해 자동으로 인슐린을 공급하는 기능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여러 글로벌 기업을 사들여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신제품 판매는 순조롭게 확대될 공산이 크다.

시장에서는 조 의장이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는 데 따른 위기를 신시장 개척을 통해 헤쳐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앞세워 급성장한 기업이다. 회사 매출이 2019년만 해도 730억 원에 그쳤으나 2020년에는 1조478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2021년 2조9300억 원, 2022년 2조9284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난해 절반 이하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영향으로 역성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수합병 등 투자전략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수혜를 입은 진단기업 중 가장 명확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제시했다”며 “스탠다드M10의 글로벌 현장진단시장 점유율 30% 달성, 메리디안을 통한 미국 진단시장 진출 본격화, 연속혈당측정기 출시 등을 통해 2024년부터는 다시 실적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현장진단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성장에 대한 비전이 있다”고 바라봤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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