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1월에 이어 2월(1~10일)에도 반도체 수출량이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40% 감소했다. 이달까지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 7개월 연속 줄어드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반도체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가격 급락으로 무역 수지 적자 폭이 커지고 반도체 재고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좀 더 적극적인 감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주총회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도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의제로 꼽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엑시노스 탑재율은 2019년 3분기 76%로 사상 최대 비중을 기록한 이후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21년에 2분기부터는 탑재율이 2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갤럭시S22 시리즈에는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만 엑시노스2200이 적용됐고 얼마 전에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에서는 엑시노스가 전혀 탑재되지 않았다.
물론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MX사업부 내에 ‘AP 솔루션 개발팀’을 신설한 것 등을 감안하면 엑시노스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엑시노스 신제품 개발 상황이나 차기 S시리즈 탑재 여부 등에 대해 주주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년 전 2022년 3월16일에 열렸던 삼성전자의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문제로 말 그대로 불타올랐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총이 시작되자마자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과를 할 정도였다.
게임 최적화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고사양 게임 앱을 실행할 때 과도한 발열이 생기지 않도록 제품 성능을 일정 수준 이하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게임과 유튜브 등 일부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에서 GOS를 활용해 스마트폰 성능을 일부러 낮춰 주주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당시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주장하는 원가절감도 중요한 경영판단 요소이지만 GOS 문제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원가절감에서 선을 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시 주주총회에서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97.96%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됐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