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국회는 8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재석 293명 가운데 찬성 179명, 반대 109명, 무효 5명으로 의결했다. 표결이 이뤄지는 동안 이 장관은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장관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이 장관은 2022년 10월 발생한 이태원참사와 관련해 국민 안전 및 재난 대응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임과 파면 등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자 탄핵소추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것은 2015년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2019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러 차례 있었지만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 것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75년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여야는 이 장관 탄핵소추안 의결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의결의 정당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다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이 실행한 의회 폭거라며 비판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난안전 부무부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이 장관을 탄핵하라는 국민의 존엄한 명령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8일) 국회는 무소불위로 권력을 휘두른 민주당 의회 폭거의 장이었다”며 “국민이 부여한 의회 권력을 남용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입장문을 통해 “오늘 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초유의 사태가 가져올 국민안전 공백 상태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 후배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건국대학교에서 국가안보전략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사로 임용됐다. 서울고법 판사, 춘천지법 원주지원장,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낸 뒤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일했다.

2021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본부 경제사회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뒤 인수위원회 대외특보를 맡았다.

2022년 5월 윤석열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경찰 내부 반발에 직면했으며 야당에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해임 건의를 검토하기도 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