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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패권 다툼 태양광으로 확대, ‘미국 투자’ 한화솔루션에는 기회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2-03 1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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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태양광용 웨이퍼 생산기술을 수출 금지 목록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며 미국과 중국의 산업 주도권 싸움이 반도체에 이어 태양광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했고 현지에서 태양광용 웨이퍼 생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사업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경제패권 다툼 태양광으로 확대, ‘미국 투자’ 한화솔루션에는 기회
▲ 중국이 태양광 웨이퍼 생산기술 수출 금지 또는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미-중 주도권 싸움이 태양광산업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볼지 주목된다. 사진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미국 조지아주 공장.

3일 태양광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의 태양광용 웨이퍼 생산기술의 수출 금지가 현실화하면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들을 향한 주목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자국 기술 유출을 보호하기 위한 ‘수출 금지 및 수출 제한 기술목록’에 태양광용 웨이퍼 제조기술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태양광 웨이퍼 생산 기술 및 생산 관련 장비들을 대상으로 수출 금지 또는 수출 제한을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수출 금지 및 수출 제한 기술목록에 포함된 기술을 제공하거나 해당 기술을 이용한 제품을 수출할 때는 중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중국이 자국 산업 배제를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 관련 규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세계 시장의 97%를 장악하고 있는 태양광용 웨이퍼를 미국에 맞설 수단으로 보는 셈이다.

이처럼 태양광 산업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이외의 업체 가운데 태양광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미국에 웨이퍼를 포함해 대규모 태양광 제품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계획을 밝힌 한화솔루션에 시선이 몰린다.

중국의 태양광용 웨이퍼 기술수출 제한이 실행되면 중국 웨이퍼 기업들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또 미국 내 웨이퍼 생산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중국을 태양광 공급망에서 배제해야 할 이유가 더욱 확실해져 태양광 산업에서 ‘탈중국’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솔루션으로서는 태양광 분야에서 입지가 더욱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2024년까지 3조2천억 원을 투자해 잉곳·웨이퍼·셀·모듈의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산 3.3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잉곳·웨이퍼·셀을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하고 태양광 모듈 공장 신·증설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1.7GW에서 8.4GW까지 확대한다.

한화솔루션은 생산한 웨이퍼를 외부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셀과 모듈 생산에 모두 소비한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뒤 다수의 태양광 제품 투자 계획이 검토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부분 중국의 웨이퍼를 공급받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필요한 웨이퍼 가운데 일부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한화솔루션이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1일(현지시간)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놓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투자를 하겠다는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발표는 미국 경제에 대형 호재”라고 환영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한국 태양광 업체들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있는 유일한 태양광용 웨이퍼 기업으로서 전후방 산업에 관한 협상력이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물론 당초 한화솔루션이 웨이퍼 생산설비를 갖추려면 중국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야 해 이를 대체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또 중국의 웨이퍼 기술수출 제한으로 글로벌 태양광 산업 성장이 다소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중국 이외 지역에서 우수한 태양광용 웨이퍼 기술이 보급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강효주 KB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용 웨이퍼는 반도체에서 파생돼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이 적용된다”며 “새롭게 기술 및 장비에 투자하는 비용은 들겠지만 반도체 장비 기술력이 높은 미국이나 유럽 태양광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중국의 태양광 웨이퍼 기술수출과 관련한 사항이 정확히 결정되지 않은 만큼 현재는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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