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새로운 고사양 노트북을 공개하면서 국내 시장 1위 수성과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 내놓는 갤럭시 북3 시리즈에서 IT기기 사이에 연결성을 강화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정체된 노트북 사업에서 반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의 새로운 고사양 노트북 갤럭시북3 시리즈가 공개되면서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북3 프로 360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3 시리즈를 통해 기존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가진 영향력을 노트북에 이식하는 판매전략을 펼쳐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와 노트북 사이에 연결을 편리하게 만들면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입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3 시리즈에서 글로벌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갤럭시 모바일 제품과 매끄러운 연결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폰링크(휴대폰과 연결) 앱을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을 지원하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 북3에서 스마트폰의 메시지와 전화를 송수신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만 설치돼 있는 앱을 갤럭시 북3에서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만 설치되는 앱을 컴퓨터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상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사진이나 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화면에서 끌어 이동하는 것)을 통해 손쉽게 기기 사이에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특히 이 기능은 애플 제품에서 나타난 나타낸 ‘에어드롭’과 유사한 기능으로 삼성전자 갤럭시의 생태계가 애플 제품에 맞서는데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아이폰이나 맥과 같은 제품을 한 꾸러미로 사는 배경에는 기기 사이 연결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연결성 강화는 앞으로 출시될 노트북과 모바일 기기에서 더욱 뚜렷하고 지속적으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23에서 삼성제품 기기 사이 초연결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애플 제품이 기반한 운영체제가 폐쇄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열려 있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와 윈도우에 기반한 삼성 갤럭시 생태계는 갤럭시 북3 시리즈를 계기로 ‘확장성’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연결성’과 ‘확장성’이라는 2가지 무기를 바탕으로 우선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부터 영향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가 제품에서는 애플에, 저가 제품에서는 중국과 대만 기업들의 제품에 밀려 글로벌 노트북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글로벌 노트북 시장 점유율 1위는 레노버(23.2%)가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HP(23%), 델(15.6%), 애플(8.7%), 에이서(7.3%)로 쫓아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는 2022년 기준 30%가량 점유율로 아직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국내 시장에서도 2022년 상반기 한때 대만 업체 아수스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출하량 기준으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내며 1위를 빼앗기도 하는 등 거센 추격에 쫓기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연결성 강화로 모바일 제품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프리미엄 노트북에서도 발휘할 수 있으며 아울러 기존 모바일 제품의 판매 촉진이라는 시너지도 함께 발생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으로 2022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22%)로 조사됐다. 2위는 19%를 기록한 애플로 파악된다. 그 뒤를 샤오미(13%), 비보(9%)가 뒤쫓고 있다.
갤럭시 북3 시리즈는 소비자의 요구사항(니즈)를 반영해 제품별 사양을 다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경쟁사보다 가격을 다소 낮게 책정함으로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북3 시리즈는 정밀 영상작업과 고사양 게임에 최적화된 울트라 모델, 터치스크린과 스타일러스 펜을 탑재한 프로360 모델, 휴대성과 퍼포먼스를 모두 갖춘 프로 모델 등으로 구성돼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며 “경쟁업체인 애플 맥북의 경우 터치스크린이 장착되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갤럭시북3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노트북인데도 불구하고 14인치 제품이 188만 원부터 가격이 형성돼 있는 반면 애플의 경우 14인치 제품이 279만 원으로 형성돼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갤럭시 북3를 공개한 시점도 졸업시즌을 비롯한 성수기에 맞물려 있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벌써부터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파악된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 북3 시리즈에 대한 문의와 구매의사를 밝히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노트북 부활의 계기를 만들지 주목된다.
에펨코리아의 한 이용자(아이디 알*****)는 “새 노트북 사려고 계속 벼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갤럭시 북3이 역대급으로 잘 나왔다고 한다”며 “첫 대학생활을 함께할 노트북으로 구매하고 싶다”고 적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