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장기업들이 2분기 좋은 실적을 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여파도 커 양쪽이 서로를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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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8일 전날보다 10.98포인트(0.56%) 떨어진 1963.10으로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국내 증시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과 상장기업들의 실적호전 등 실물재료 간에 힘겨루기를 하는 형국”이라며 “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국내 증시는 제한된 범위에서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7일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8조1천억 원으로 발표한 데 이어 삼성엔지니어링·KT&G·포스코·LG화학·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상장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조만간 발표한다.
증권업계의 예상치를 종합하면 상장기업들은 2분기에 최대 37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기업들은 2015년에 매 분기별 영업이익으로 20조 원대 후반~30조 원대 초반을 거뒀는데 이보다 월등히 많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외에 담배·헬스케어·에너지·화학·화장품·하드웨어 등 다양한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쉽게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최근 2~3년 동안의 같은 기간보다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다시 확대시키고 있는데 이 점이 2분기 ‘어닝 시즌’에 따른 증시 상승을 제한할 요소로 꼽혔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탈리아 은행주의 급락과 영국의 부동산펀드 환매중지 등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따른 여진이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확산에 따른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3위권 은행인 방카몬테데이파스키디시에나(DMPS)는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부실채권을 20% 이상 줄여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다. 그 뒤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도이치뱅크 등 유럽의 대형 은행들의 수익 악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계속 하락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파운드화-달러화 환율은 6일에 파운드당 1.27달러대로 추락했는데 198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8일 전날보다 10.98포인트(0.56%) 떨어진 1963.10으로 거래를 끝냈다.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많은 규모의 순매도를 하면서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85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413억 원, 개인투자자는 200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7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날보다 4.42%나 떨어진 1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한국전력·SK하이닉스 주가만 소폭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35포인트(0.48%) 떨어진 692.60으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에 상승했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700 돌파를 앞두고 쏟아진 단기 차익매물의 영향으로 결국 내림세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닥에서 55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469억 원, 기관투자자는 14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