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차 분야에서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데 이어 올해 레벨3 자율주행차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자율주행의 '시작점'으로 여겨지는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량을 잇따라 내놓으며 진검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과 함께 미래차 분야의 양대축으로 여겨지는 전기차에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주요 완성차업체들 가운데 레벨3 자율주행차를 선도적으로 내놓으며 미래차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레벨3 상용화 차량을 출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Highway Driving Pilot, 고속도로 자율주행)'를 탑재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과 기아 플래그십 전기SUV EV9을 국내에 선보인다.
앞서 지난해 5월 벤츠는 세계 최초로 내연기관과 전기차 라인업의 플래그십 모델 S클래스와 전기차 EQS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상용화 차량 옵션으로 제공한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G90과 EV9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자율주행 기능을 상용화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뒤를 이어 BMW가 올해 하반기 미국에 출시하는 차세대 7시리즈 차세대 모델과 전기차 라인업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계획을 세웠다.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에 따르면 자율주행을 레벨0에서 레벨5까지 6단계로 분류하는데 레벨1~2는 운전자 보조, 레벨3부터는 자율주행으로 구분된다.
레벨3에서는 손과 발을 떼고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시스템이 개입을 요청하면 운전자가 운전을 해야 한다. 레벨4는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시스템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레벨5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 자동화 단계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23에서도 레벨3 자율주행이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선도 완성차업체들은 미래차 기술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에서 상용화에 난항을 겪고 있는 레벨4 기술 개발보다 레벨3 기술을 안정적으로 고도화하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말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이 함께 투자한 업계 3위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가 창업 6년 만에 문을 닫았다. 레벨4 기술을 상용화하지 못한 점이 아르고AI의 발목을 잡았다.
GM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를 통해 레벨4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지난해 6월 자율주행차량이 갑자기 멈춰서는 오류로 추돌사고를 내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리콜에 들어갔다.
이에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 유상운송 허가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율주행 사업 추진 일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현대차그룹이 브랜드 최초로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는 제네시스 G90. |
당분간 레벨3 자율주행에서 갖춘 기술력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 브랜드 경쟁력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역시 계열사 모셔널과 포티투닷을 통해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승용차부터 내놓으며 상용화에 본격 돌입해 자율주행 기술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질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애초 60km/h로 설정했던 레벨3 자율주행 속도를 80km/h로 높여 사용성을 높일 계획을 세웠다. 그 뒤 기술을 고도화해 제한속도를 100km/h 이상으로 높여나간다.
국제기준은 자율주행차 최고 속도를 60km/h로 제한하고 있으나 국토교통부는 규제 최소화 일환으로 국내 자율주행차최고속도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완성차업체 가운데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을 가진 업체로 평가받던 테슬라는 최근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주행을하던 테슬라 '모델S'가 급제동하며 8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특별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차량 운전자는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켜고 주행하던 중 갑자기 제동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최근 약 1년간 발생한 자율주행 관련 사고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테슬라 전기차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의 FSD는 레벨 2.5 수준으로 평가된다.
자동차업계에서 자율주행차는 전기차와 함께 미래차 산업의 양대축으로 여겨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전용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를 세상에 내놓은지 1년 반 만에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며 성공적으로 전동화 체제 전환을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전기차판매 3위를 차지했고 독일 등 유럽 10개국 전기차 판매에서는 4위에 올랐다. 막 성장하는 전기차에서도 내연기관차 위상에 어울리는 입지를 다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레벨3 상용화에 발빠르게 뛰어든 현대차그룹이 기존의 탄탄한 전기차 라인업에 자율주행 경쟁력을 더해 미래차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