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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계묘년 반도체와 은행주 사랑, 설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까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1-24 16: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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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올해 들어 코스피 종목을 지속해서 순매수하는 가운데 특히 반도체주와 은행주를 많이 담고 있다.

설 연휴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와 은행주가 크게 오른 데다 연휴 이후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뼈대로 하는 정부의 주식시장 제도개선 방안 발표를 앞둔 만큼 반도체주와 은행주를 향한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의 계묘년 반도체와 은행주 사랑, 설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까
▲ 외국인투자자가 2023년 들어 반도체주와 은행주를 많이 담으며 새해 '토끼랠리'를 이끌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보면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2일부터 20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코스피 종목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 기간 코스피 주식을 4조3천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1조6천억 원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3조4천억 원과 9천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만 코스피 종목을 순매수한 것인데 외국인투자자가 2023년 초 국내 주식시장 반등 흐름인 ‘토끼랠리’를 이끈 셈이다. 

코스피는 4일부터 16일까지 9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연초 강한 반등 흐름을 보이며 올해 들어서만 7% 넘게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를 놓고 올해가 토끼해인 점을 고려해 토끼랠리라 부르고 있다.

물가상승률 둔화로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시장 순매수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코스피 종목 중에서도 특히 반도체주와 은행주를 많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3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와 2위에 나란히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2일부터 20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조4581억 원과 476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식은 3일부터 20일까지 14거래일, SK하이닉스 주식은 4일부터 20일까지 13거래일 연속 담았다.

외국인투자자가 올해 들어 3번째와 4번째로 많이 담은 종목은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2일부터 20일까지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주식을 각각 1983억 원과 187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15거래일 동안 10일과 11일 이틀만 빼고 매 거래일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주식을 담았다.

같은 기간 KB금융(1249억 원), 카카오뱅크(913억 원) 역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7위와 10위에 각각 올랐는데 이에 따라 2023년 외국인투자자가 많이 산 종목 10개 가운데 4개를 은행주가 차지했다.

국내 반도체주와 은행주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시장 회복과 고금리시대 은행주를 향한 실적 확대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흐름은 반도체주와 은행주의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신한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15거래일 동안 각각 11.75%와 23.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7.10%를 훌쩍 뛰어 넘는다.

설 연휴 이후에도 반도체주와 은행주를 향한 외국인투자자의 러브콜은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 않아 보인다.

설 연휴 국내증시가 쉬는 동안 뉴욕증시는 강한 반등 흐름을 보였는데 반도체주와 은행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0일 3.11% 오른 데 이어 23일 5.01% 뛰며 2거래일 동안 8% 넘게 올랐다.

이는 뉴욕증시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나스닥지수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세였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20일 2.66%, 23일 2.01% 등 4.72%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중국경기 회복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시장 회복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23일에도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9.22%)와 엔비디아(7.59%), 마벨테크놀로지(8.288%), 퀄컴(6.62%), 마이크론테크놀로지(5.75%),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4.11%) 등 미국 주요 반도체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뛰었다.

같은 날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간스탠리, 제이피모간체이스 등 주요 금융주도 실적 기대감 등에 힘입어 2거래일 연속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2거래일 동안 씨티그룹 주가가 5.29% 오른 것을 비롯해 웰스파고(4.84%), 뱅크오브아메리카(3.28%), 모간스탠리(3.17%) 등도 3%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연휴 이후 발표될 정부의 자본시장 규제 완화 정책도 외국인의 자금 유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획재정부는 1월 중 주식시장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자 등록의무 폐지 및 통합계좌 활성화, 국내기업의 영문 공시 의무화, 배당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리포트에서 “주식시장제도 개선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외국인 등록의무제 등의 규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 중 하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한국주식 비중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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