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IBK기업은행 정기인사를 앞두고 전무이사(수석부행장)에 누가 오르게 될지 주목된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행장 취임 직전 전무이사를 지내면서 전무이사 자리가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를 수 있는 유력한 통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이 행장 취임 직전 전무이사를 지내면서 전무이사 자리가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를 수 있는 유력한 통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
16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김 행장은 17일 임원과 직원의 인사를 한 번에 발표하는 이른바 ‘원샷 인사’를 단행한다.
IBK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마도 17일쯤 전무이사와 관련한 발표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김성태 행장이 취임하면서 합의한 내용에 따라 노조 의견을 어느 정도 수렴할 것이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원샷 인사는 10년 전인 2010년 조준희 전 행장 시절부터 시작된 IBK기업은행의 인사 방식을 말한다.
조 전 행장이 인사철에 발생하는 인사 청탁을 없애기 위해 임원에서부터 일반 직원에 이르는 모든 승진과 이동 인사를 단 하루 만에 끝내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조 전 행장 이후에도 권선주 전 행장과 김도진 전 행장,
윤종원 전 행장이 이러한 인사 방식을 이어받으면서 IBK기업은행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김 행장도 나쁜 관행을 없애고 직원들이 공정하게 평가받는 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하고 있어 원샷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줄서기와 청탁 등 나쁜 관행을 뿌리 뽑고 열심히 일한 직원이 제대로 보상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원샷 인사에서 주목받는 직위는 IBK기업은행의 2인자 자리라 할 수 있는 전무이사 인사다.
바로 앞서
김성태 행장이 전무이사에 있다가 행장에 취임했고 역대 내부출신 행장 가운데에서도 조준희 전 행장이 행장 취임 전 전무이사를 지내 내부출신이 행장으로 갈 수 있는 요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무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과 정관에 따라 행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그 직무를 대행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윤종원 전 행장이 지난해 국무조정실장 물망에 올랐을 때 당시 전무이사였던
김성태 행장이 대행 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금융업계는 차기 전무이사가 과거 내부출신 행장들의 사례를 비춰볼 때 IBK기업은행 부행장들과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들 가운데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특히 IBK기업은행 부행장을 지낸 뒤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를 지낸 인사들이 차기 전무이사 후보로 유력해 보인다.
김성태 행장이 걸어온 길을 보면 김 행장은 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과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을 거쳐 IBK기업은행의 최대 자회사인 IBK캐피탈 대표를 지낸 뒤 전무이사에 올랐다.
김 행장 직전에 전무이사를 맡았던 임상현 전 전무이사도 경영전략본부장(부행장)과 경영지원그룹장(부행장)을 거쳐 IBK저축은행 대표를 지내고 전무이사에 올랐다.
이들이 전무이사에 올랐던 경로를 볼 때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와 서정학 IBK저축은행 대표가 유력할 수 있다.
최현숙 대표는
김성태 행장과 마찬가지로 지역본부장을 거친 뒤 카드사업그룹장 겸 신탁사업그룹장(부행장), 여신운영그룹장(부행장)을 거쳐 IBK캐피탈 대표로 일해오고 있다.
서정학 대표는 임상현 전 전무이사처럼 지역본부장을 지내고 IT그룹장(부행장), CIB그룹장(부행장)을 거쳐 IBK저축은행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전무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행장의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회가 임명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의 인사 검증이 지체된다면 이번 정기인사 때 발표가 나지 않고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 인선이 이번 정기인사에 함께 이뤄질지도 관전 요소 가운데 하나다.
현재 IBK기업은행의 자회사 8곳 가운데 5곳의 대표 임기는 지난해 3월과 4월 끝난 상태이지만 후임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자회사 2곳의 대표 임기도 올해 1월 말과 3월 중으로 끝나기 때문에 후임 인선이 늦어진다면 후임 인선 작업이 멈춰 선 자회사는 최대 7곳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각 자회사 대표는 회사별로 임원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 과정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인사와 별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본다.
김성태 행장은 3일 취임식 이어 진행한 출입기자와의 상견례에서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최우선적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