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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파운드리 중심 HPC로 이동, TSMC 수요 선점에 삼성전자 추격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16 1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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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파운드리 중심 HPC로 이동, TSMC 수요 선점에 삼성전자 추격
▲ 대만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으로 고객사의 고성능 컴퓨터(HPC)용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앞세우고 있다. TSMC 사옥 내부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모바일 반도체에서 데이터서버와 고성능 컴퓨터에 쓰이는 시스템반도체로 쏠리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만 TSMC가 대형 IT기업의 고성능 반도체 수요를 선점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자 삼성전자도 3나노 미세공정 상용화를 계기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TSMC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파운드리 전체 실적에서 고성능 컴퓨터(HPC)용 반도체 매출은 42%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3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10%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용 반도체가 38%, 사물인터넷 반도체는 8%, 자동차용 반도체는 6%로 각각 뒤를 이었다. 자동차용 반도체를 제외하면 모두 직전 분기보다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인 TSMC 매출에서 데이터서버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컴퓨터용 반도체가 1위에 올라섰다는 점은 세계 파운드리시장의 판도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애플과 퀄컴 등 모바일용 반도체 전문기업에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 메타 등 대형 IT기업 위주로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의 성격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TSMC가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온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데이터서버와 고성능 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업계 최고수준의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TSMC는 이미 기존 주력 공정이던 5나노 미세공정으로 해당 고객사의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왔는데 최근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웨이저자 TSMC CEO는 12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3나노 미세공정에서 고성능 컴퓨터용 반도체 고객사 수요가 공급 능력을 웃도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2023년 하반기부터 매출에 상당한 부분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TSMC가 이미 3나노 공정으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확실한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5나노보다 3나노 공정의 매출 증가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미국 IT전문지 테크뉴스스페이스는 TSMC의 이런 발표를 두고 “클라우드사업 분야 '거인'으로 꼽히는 아마존과 MS 등이 TSMC를 통해 서버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가 이처럼 대형 IT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해 고성능 컴퓨터용 반도체 생산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삼성전자와 파운드리사업 경쟁에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TSMC와 3나노 미세공정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 시기는 2022년 6월 말로 TSMC보다 약 반 년 정도 앞서고 있다.

그러나 양산 시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공정을 통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지다. 수주 성과가 결국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TSMC는 이미 5나노 등 이전 공정에서 여러 고객사에 기술 측면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생산 능력에도 우위를 보였다. 3나노 미세공정에서도 이런 장점을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중심 HPC로 이동, TSMC 수요 선점에 삼성전자 추격
▲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정에 쓰이는 웨이퍼 이미지.
삼성전자는 3나노 반도체를 TSMC보다 더 먼저 양산했다는 점을 앞세워 고객사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이를 파운드리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파운드리 분야 핵심으로 자리잡게 된 고성능 컴퓨터용 반도체 위탁생산을 대량으로 수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일이 중요하다.

테크뉴스스페이스에 따르면 이미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대형 IT기업이 삼성전자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서버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SMC의 파운드리를 활용하면 중국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와 중국 IT기업 사이 협력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가 이를 기회로 삼아 고성능 컴퓨터용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실적을 쌓는다면 미국 대형 IT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사례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애플 등 모바일용 반도체 고객사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세계 스마트폰 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

결국 TSMC도 3나노 공정을 앞세워 고성능 컴퓨터용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고객사를 우선적으로 노리게 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도 이런 시장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7월 개최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출하식에서  해당 공정이 고성능 컴퓨터 분야에 가장 먼저 적용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같은 해 10월 열린 파운드리포럼에서는 고성능 컴퓨터와 차량용 반도체 등 모바일을 제외한 반도체 제품의 매출 비중을 2027년까지 50%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TSMC가 지난해 4분기에 이미 모바일을 제외한 분야에서 이미 66%의 매출 비중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삼성전자가 아직 따라잡아야 할 길이 남아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고성능 컴퓨터에 주로 쓰이는 첨단 공정의 생산능력을 2022년 대비 3배로 확대해 고객사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공격적 투자 계획도 앞세우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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