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자부품과 자동차산업이 조선 및 철강업처럼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6일 ‘2016년 하반기 산업별 전망’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전자부품과 자동차산업은 현재는 성장성이 높아 심각한 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이 둔화하는 순간 급격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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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평택항 자동차 수출전용부두. |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비중축소 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전자부품의 경우 일부 분야는 이미 장기불황의 터널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완 연구원은 “중국을 진앙지로 하는 공급과잉으로 LCD(액정표시장치), LED(발광다이오드), 휴대폰 등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했다”며 “2차전지, 반도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도 몇년 안에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자동차는 아직 공급과잉 이슈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수요가 정체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한국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글로벌 수출 포트폴리오와 한국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조선과 철강 외에 포트폴리오 갭이 큰 산업이 전자부품과 자동차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과 향후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돼 있는 철강 등의 몰락은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조선과 철강의 경우 한국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경기 침체 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시장과 포트폴리오 갭이 클 경우 불황기에 진입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며 “조선의 경우 글로벌 포트폴리오는 3~4% 수준인데 비해 한국은 7~12%를 유지해 왔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말 불황업종으로 조선, 해운, 철강, 비철금속, 섬유, 일반기계 산업을 선정한 데 이어 이번에 디스플레이를 추가했다. 대신 의류는 제외됐다.
반도체는 경기의 정점을 지났음에도 여전히 안정업종으로 분류됐으며 음식료가 새롭게 안정업종에 포함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