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13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고 22일로 예정된 금속노조 및 현대중공업 노조와 연대파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벌일 경우 5년 연속 파업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5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 양쪽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금협상 13차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했다.

박유기 위원장은 회사 측이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더 이상의 공방은 무의미하다”며 “노조안에 대한 회사 측의 제시가 없는 것으로 최종 판단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주 협상에서 “회사가 결단해야 할 때”라며 노조안에 대한 회사 측의 일괄 제시안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결렬 선언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교섭을 중단하고 파업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5일 오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고 11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 결의와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13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쟁의조정 신청을 받은 뒤 10일 동안 노사 조정을 진행한다. 조정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조정중지를 선언하게 된다. 조정중지가 선언되면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회사와 실무교섭 등을 할 수 있다”고 밝혀 대화 가능성은 열어놨다.

박 위원장은 현대중공업 노조와 동시 파업을 예고했다.

박 위원장은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과 수시로 만나고 있다”며 “두 노조 모두 파업권을 획득하면 연대를 통해 동시 파업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노조의 이번 결렬 선언은 22일 예고된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기 위한 일정 맞추기의 성격도 강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는 우선 해고자 복직과 고소고발 철회, 승진거부권 부여, 자동승진제 확대 등 교섭 대상이 되지 않는 요구부터 정리해야 한다”며 “올해 임금협상을 원활하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논의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직과 연구직 조합원(8천여 명)의 승진거부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임금 확대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보전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회사 측은 임금피크제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TF 구성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