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터넷은행들이 개인 고객과 사업자 고객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출시해 플랫폼을 더 강화하려 한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연계 서비스 가능성을 발표하며 우선 진출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다른 서비스 출시에 신경 쓰는 사이 토스가 연계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을 선점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이승건 토스 대표이사가 개인 고객과 사업자 고객을 연계하는 서비스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
9일 인터넷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가 육아 플랫폼을 통한 사업자 고객과 개인 고객 연계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승건 토스 대표이사는 앞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에서 믿고 맡길 보모를 찾는 일이 너무 어렵다”며 “믿을 수 있는 보모를 바로 찾을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토스가 첫 고객이 되고 펀딩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토스가 확보한 2천만 명의 개인 고객과 최근 결제수수료 인하, 정부보조금 확인 서비스, 사장님 대환대출 상품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사업자 고객을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토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는 보모 플랫폼 투자에 관해 토스 커뮤니티 안에서도 아이 키우는 팀원이 많아지며 관심이 생겼고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아이템으로 생각한다”며 “현재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이자 그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보모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발굴해 펀딩 등 지원하며 고객과 사업자를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당초 개인 고객과 사업자 고객을 확보해 연계 서비스를 출시할 것을 먼저 검토하던 곳은 카카오뱅크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사장님 대출 서비스를 출시하며 개인 사업자 고객을 많이 확보하게 되면 향후 개인 고객과 사업자 고객을 연계할 서비스 등도 준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뒤 12월 사장님 홈 서비스를 출시한 약 한 달 동안 13만 명이 넘는 개인 사업자 고객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민 앱인 카카오를 통해 카카오뱅크 고객 수 2천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 개인 사업자 고객도 확보하며 연계 서비스를 출시할 바탕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상품을 개발하는 부서인 스튜디오 가운데 ‘개인사업자스튜디오’를 통해 대출 등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는 사업자를 위한 세금 관리, 매출 관리 서비스 출시를 우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님 홈 서비스에 사업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넣어 고객을 더 유치해 플랫폼을 강화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사업의 시작 단계부터 사업 종료에 이르기까지 개인 사업자의 사업 여정에서 필요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며 “일단 범용성이 높은 서비스를 탑재하고 연계 서비스는 그 뒤에 검토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개인 사업자 고객에게 필요한 다른 서비스를 우선하는 동안 연계 사업에 토스가 먼저 발을 디딜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연계 서비스 계획을 발표한 것은 카카오뱅크지만 다른 서비스를 먼저 준비하고 있어 이 대표가 직접 나선 토스가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인터넷은행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를 월간활성이용자 수(MAU)에서 앞섰다는 결과를 들고 2023년부터 토스의 각 사업 분야마다 더 높은 실적을 거두며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토스가 1364만5286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1319만575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은 2022년 동안 고객들이 한 달에 2시간 동안 20회를 사용한다. 카카오뱅크는 30분 동안 15회 사용에 그쳤다.
토스 앱의 일 사용자 숫자는 2022년 한 해 동안 2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의 2천만 명이 넘는 개인 고객과 월간활성이용자 수 등이 향후 출시할 사업자 연계 서비스의 큰 밑바탕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다만 아직 토스와 카카오뱅크 모두 갈 길이 멀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개인 사업자는 2022년 8월 기준 약 800만 명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와 토스가 확보한 개인 사업자 고객 수는 약 10만 명으로 아직 그 비중이 전체 규모와 비교해 작은 수준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먼저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카카오뱅크도 향후 연계 서비스 출시 일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