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세 차례나 유찰됐던 사태는 더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 임대료 산정 방식을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당 임대료'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면세사업자의 운영 불확실성 우려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여객당 임대료는 공항 여객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처럼 여객 수가 급격히 변동하는 상황에서 임대료가 즉각 조정될 수 있는 것이다.
계약기간도 기존 '기본 5년+옵션 5년'에서 옵션 없이 10년으로 늘어나면서 면세점 운영 안정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 증가와 면세 한도 확대 추세가 맞물리는 상황 속에서 면세사업자로선 입찰에 나설 요인이 충분한 셈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임대료 형태가 여객수 당 임대료로 결정된 것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함께 제시된 영업요율(매출액당 임차료)이 있기 때문에 해당 영업요율을 참조해 임대료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공항 면세점에서도 안정적 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후발주자들이 상위사업자들보다 공격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29일 인천국제공항의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의 면세 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김경욱 사장으로선 면세점 임대료 수입 증공항 운영 정상화를 위해 면세점을 비롯한 상업시설 임대료 수입 증대가 절실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실적(2019년 기준)의 절반 이상인 66%가 임대료 수입이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증가하면 면세점 임대료가 늘어나는 만큼 코로나19에서 점차 벗어나 여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김 사장의 어깨를 가볍게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국제선 여객 수가 최대 53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등장하기 전인 2019년 연 7100만여 명의 75% 수준이다.
김경욱 사장은 1일 새해 첫날 입국객 환영행사에서 "2023년에는 여객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차질 없는 공항운영을 통해 다시 인천공항을 찾는 여객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길을 제공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 인천국제공항 여객수 증가로 면세점 입찰의 흥행이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의 실적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의 올해 매출은 1조8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 추정치 9천억 원의 두 배 규모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조7592억 원)과 비교하면 65% 수준이다. 2020년엔 1조978억 원, 2021년 4905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영업손실 5377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 1조4713억 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0년 3705억 원으로 급감한 뒤 2021년 영업손실 9377억 원이 발생했다.
다만 일각에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흥행에 불안요소가 없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공항 여객수와 면세점 매출이 정비례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과감하게 나서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환율과 고물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중국 고객 의존도가 높은 제1터미널은 중국 노선이 정상화되지 않아 여객 수요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면세점 매출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임대료 부담이 가중된다면 향후 진행될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들 수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들은 매출보다 수익성 확보를 전제로 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입찰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