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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나노 퀄컴 수주 흔들리나, 6개월 늦은 TSMC가 수율 더 높아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1-02 15: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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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나노 퀄컴 수주 흔들리나, 6개월 늦은 TSMC가 수율 더 높아
▲ 삼성전자보다 6개월 늦게 3나노 양산에 들어간 TSMC 수율이 최대 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삼성전자가 퀄컴으로부터 많은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TSMC가 퀄컴의 3나노 공정 주문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수율(경함이 없는 합격품 비율)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6개월 먼저 3나노 양산을 시작하며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TSMC의 3나노 수율이 더 높다는 대만 언론의 보도가 나와 삼성전자의 수주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대만 매체 비즈니스넥스트 등에 따르면 TSMC가 2022년 12월29일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의 수율이 최소 60% 이상 최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3나노 반도체 양산 공식 발표행사에서 “현재 3나노 공정 수율은 과거 같은 기간 5나노 공정 수율과 비슷하다”며 “5G 및 고성능컴퓨팅 기기가 늘고 있어 TSMC의 3나노 공정에 대한 시장 수요는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TSMC가 3나노 공정 수율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TSMC는 2022년 8월에도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22 세계반도체 대회’에서 PPT 자료를 통해 3나노 수율이 80%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당시 해외 IT매체 톰스하드웨어는 “TSMC의 3나노(N3E) 공정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는 놀랍지 않다”며 “N3E는 개선된 프로세스와 약간 더 낮은 트랜지스터 밀도로 설계돼 이는 자연스럽게 더 나은 수율을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TSMC보다 6개월 먼저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수율과 관련해 어떠한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만언론은 삼성전자의 3나노 수율은 20~30%에 그칠 것이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경쟁관계인 TSMC에 우호적인 대만언론의 분석보다는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3나노 수율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존 핀펫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로의 공정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이 입증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수율 문제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대규모 고객 유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퀄컴 등 대형고객사로부터 3나노 일부 물량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퀄컴은 ‘멀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TSMC 공정을 모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혔다. 퀄컴이 스마트폰 이외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함에 따라 단일 파운드리를 고집하기에는 위험요인이 너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퀄컴이 2023년에 출시할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3세대는 TSMC와 삼성전자가 나눠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3나노 수율을 일정 수준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퀄컴으로부터 수주받는 물량은 당초 기대보다 대폭 축소될 수 있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은 결국 수율에 달려있다. 퀄컴이나 AMD, 엔비디아 등 파운드리 고객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반도체를 생산해 적기에 원하는 물량만큼 받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한 반도체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GAA 기술을 처음 3나노에 도입했다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사실 고객사 입장에서 무슨 기술이 적용됐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결국 원하는 수준의 반도체를 약속대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신뢰성이 파운드리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2022년 초 삼성전자의 4나노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삼성전자가 아닌 대만 TSMC의 4나노 공정에 맡겼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3나노 수율을 하루빨리 끌어올려 4나노 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GAA라는 새로운 공정을 활용하는 만큼 수율을 TSMC와 단순비교하는 것이 사업 경쟁력을 측정하는데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치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반도체가 동작하는 전압을 낮추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GAA 공정은 TSMC의 핀펫 공정에 비해 전력 소모와 전성비(전력대비 성능) 측면에서 모두 10% 이상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IT매체 폰아레나는 “TSMC 3나노 초기 수율이 좋은 것은 생산량 대부분이 애플을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칩 구조적으로도 전류 흐름을 더 잘 제어할 수 있는 GAA 공정을 활용하고 있어 TSMC와 수율을 단순비교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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