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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러시아 '국민차' 자리 눈앞에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7-11 14: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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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러시아 '국민차' 자리 눈앞에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0년 러시아 상테페테르부르크 현대자동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러시아 국민차 자리를 넘보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6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3만3777대를 팔아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고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11일 밝혔다. 줄곧 1위를 차지해 온 러시아 현지 완성차기업 아브토바즈(브랜드명 라다)는 3만114대를 팔아 2위로 밀렸다.

러시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판매실적을 지켜냈다. 6월 러시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6월보다 17.4% 줄었지만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아브토바즈 판매량은 19%나 줄었다.

◆ 푸틴도 모범사례로 현대기아차 꼽아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러시아시장 누적판매량은 18만3547대로 아브토바즈(19만2808대)와 격차를 1만 대 미만으로 좁혔다. 현대기아차와 아브토바즈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각각 14.9%, 15.7%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사상 최초로 연간 러시아 자동차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약진은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소형차 쏠라리스와 기아차의 소형차 리오(한국명 프라이드)는 러시아 기후특성과 운전문화를 반영해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차량 모두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 기후를 고려해 열선시트, 윈드실드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가 적용됐다. 또 헤드램프를 계속 켜놓고 주행하는 러시아 운전자들의 특성에 따라 수명이 긴 램프, 방전 자동차단 시스템도 갖췄다. 쏠라리스와 리오의 올해 상반기 누적판매량은 각각 5만5574대, 4만7180대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상당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지 특화형 전략차종을 생산판매하고 딜러 네트워크를 강화했다”며 “현대차가 지난 6월 외국계기업 최초로 국가품질상 대기업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품질부문에서 인정받은 점도 판매량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현대기아차 브랜드에 대한 러시아의 우호적 인식도 현대기아차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러시아가 현대기아차 공장을 유치하면서 경제적 수혜를 입고 있다는 인식이 러시아인들 사이에 퍼져있다.

현재 현대차 상테페테르부르크 공장 생산라인에서 2100명, 현대차와 동반진출한 협력사에서 4900명 등 모두 7천 명의 러시아인들이 일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모범사례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둔 현대차를 꼽기도 했다.

현대차가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증설 계획을 밝히면서 현대차와 러시아의 우호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년 1분기 상테페테르부르크 공장증설에 들어가 현재 연산 15만 대의 생산능력을 2016년 초 30만 대로 2배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 고급차 라인업 확대가 과제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단연 신흥 자동차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모두 278만 대가 팔려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독일(295만 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루블화 약세, 글로벌 경기악화의 영향으로 다소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상황이 현대기아차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본다.

현대기아차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러시아 현지 완성차기업인 아브토바즈는 2012년 르노닛산 그룹에 인수되면 사실상 국민차로서 위상이 약화됐다. 현대기아차가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 속에서 러시아 국민차 자리를 노려 볼 상황인 것이다.

소수의 고소득층과 대다수의 저소득층으로 구분되는 러시아의 소득별 인구구조에 따라 고급차와 소형차 판매량은 시장위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형차 쏠라리스와 리오를 앞세워 러시아시장 공략에 나선 현대기아차의 선전을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현대기아차가 러시아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수요가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와 고급차 라인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부문에서 현대차 ix35(한국명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ix35의 올해 상반기 러시아 판매량은 1만8087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나 증가해 러시아 판매실적에 일정부분 기여했다. 고급차 부문에서 현대차 제네시스가 지난 5월 출시돼 러시아 고급차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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