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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인원감축 기조에 희망퇴직 조건도 매력적, 은행도 직원도 '윈-윈'?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2-12-3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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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은행권에서 희망퇴직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연령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비대면 기조로 인력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은행권 직원들도 희망퇴직의 조건에 대해 점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권 인원감축 기조에 희망퇴직 조건도 매력적, 은행도 직원도 '윈-윈'?
▲ 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영업지점을 폐쇄 또는 축소하면서 희망퇴직을 통한 인원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5대 시중은행 로고 이미지. <연합뉴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 674명, 신한은행 250명, 하나은행 521명, 우리은행 415명, 농협은행 500명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합해보면 총 희망퇴직자 수는 2400명 가까이에 이른다. 2021년 희망퇴직자 2092명과 비교해 15%가량 증가한 것이다.

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영업지점을 폐쇄 또는 축소하면서 희망퇴직을 통한 인원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은행 대면업무가 줄고 비대면 온라인 업무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또 핀테크, 빅데이터 등 은행이 디지털화되면서 현실 은행 지점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9월26일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1112개의 은행 지점이 폐쇄됐다. 

특히 2019년 94개의 지점이 폐쇄된 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는 216개, 2021년엔 209개의 지점이 문을 닫으며 감소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올해에는 8월까지 179개 지점이 사라졌다.

은행들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희망퇴직금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늘어나자 희망퇴직 연령대를 낮추는 등 대상을 확대한 것도 희망퇴직자 수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11월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 증가한 40조6천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은행권은 희망퇴직 대상자를 늘리기 위해 희망퇴직 최저연령을 낮추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만 50세까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40대까지도 희망퇴직 대상으로 포함했다. 

은행이 평생직장이란 인식이 옅어진 데다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굳이 정년을 채우는 것이 유리하지 않은 만큼 조기에 퇴직금을 받는 것을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기는 은행 직원들이 많아진 점도 희망퇴직자 수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KB국민은행은 29일부터 내년 희망퇴직 대상자 신청을 받고 있는데 근무 기간에 따라 23개월~35개월 분의 월평균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또 자녀 대학등록금 지원금으로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 원, 희망퇴직자 본인 재취업 지원금으로 최대 3400만 원을 지급한다.

우리은행도 최근 특별퇴직금으로 24개월~36개월 분 월평균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고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 원의 등록금 지원금, 희망퇴직자 본인에겐 최대 3300만 원의 재취업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한 직원에 따르면 10년차 이상 과장급이 퇴직금과 지원금을 포함해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은 총 2억 원에서 2억5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략 3, 4년 전부터 직원들이 희망퇴직의 조건에 충분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이에 주변에서 희망퇴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인원 감축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상회복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디지털 업무가 은행권 전반의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희망퇴직 연령도 점차 낮아지며 희망퇴직자 수는 증가세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실 지점 폐쇄 등의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며 “다만 IT업종 등 신규채용으로 인원이 벌충돼 인력구조 상의 변화가 발생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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