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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롯데홈쇼핑 '잇프피' 대표 김재겸, 더 유연하고 더 효율적으로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12-29 14: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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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롯데홈쇼핑 '잇프피' 대표 김재겸, 더 유연하고 더 효율적으로
▲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28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라이브 송년회'에서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비즈니스포스트] 롯데홈쇼핑 김재겸 새 대표이사의 MBTI(성격유형 테스트)는 'ISFP'다.

흔히 '잇프피'라고 불리는 이 유형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통상 '호기심 많은 예술가' '성인군자형' '모험가' 등으로 일컬어진다.

단순화하기 힘들지만 '유연한 사고 방식과 관용적이고 개방적 태도' '뛰어난 공감능력' 등이 ISFP의 특징으로 꼽히는 대표적 성향들이다.

김 대표가 자신의 MBTI 성향을 밝힌 것은 28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라이브 송년회에서다. 직원들의 물음에 대답하는 코너에서 자연스럽게 공개했다.

라이브 송년회는 28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열렸다. 롯데홈쇼핑 대부분의 직원들이 참석했을 정도로 호응도 좋았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가 한 말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경직된 문화를 타파하고 유연하게 협력하고 서로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의 조직문화는 롯데그룹 여러 계열사 중에서 자유로운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연차를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 단체로 영화관람을 하는 '시너지데이'도 직원들의 반응이 좋은 복지 가운데 하나다.

'아이를 가지고 싶다면, 일과 가정의 균형(워라밸)을 맞추고 싶다면 롯데홈쇼핑을 직장으로 추천한다'는 직원들의 평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수요일과 금요일만 되면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만든 '홈데이'는 롯데홈쇼핑 모든 직원들이 복지의 백미로 꼽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조직문화를 더 개선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 전현직 재직자라면 누구나 글을 남길 수 있는 기업평가 리뷰사이트를 살펴보면 롯데홈쇼핑의 임직원들은 비효율적 조직문화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보고 문화다. 실제로 추진하지 않을 사업계획과 실적 목표를 단순히 상사에게 보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든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여러 직원의 평가다.

"단순 보고를 위한 작업들이 많아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보고를 줄여주세요" "보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등의 부정적 리뷰는 수시로 올라온다.

이른바 보고를 위한 보고를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문서로 남기는 페이퍼워크를 꼬집는 내용들이다.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자유롭게 의견을 내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임직원 평가도 종종 눈에 띈다.

롯데홈쇼핑이 사내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여전히 직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요소가 곳곳에 남아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대표가 롯데홈쇼핑 수장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임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직문화를 더 바꿔보겠다는 말을 꺼낸 것은 이런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무엇이든 해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그가 스스로 밝힌 성격유형(ISFP)은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부드럽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는 평가가 ISFP 성향을 지닌 사람을 두고 나오는 평가 가운데 하나인 만큼 김 대표가 앞으로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다면 부정적 평가는 과거 일이 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사내에서 차분하고 합리적인 성격의 리더로도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조직원들이 새 대표에게 거는 기대도 남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사양산업으로 평가받는 홈쇼핑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직문화에 대한 개선 의지를 첫 소통에서 공유한 만큼 이미 롯데홈쇼핑 구성원들은 새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김 대표는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해 2가지 방향성을 구상해놓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던 형식적 업무를 지양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다. '제로 베이스 씽킹(Zero Based Thinking)'을 통해 비효율적 업무를 절반으로 줄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과도한 페이퍼워크 등 형식적 업무를 줄여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 탄탄한 기본기를 중심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직원들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김 대표의 조직문화 개선 청사진 가운데 하나다.

외부 시각을 유연하게 수용하고 기존의 제도나 방식과 충돌하더라도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과감하게 적용해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유연하게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라고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랫동안 롯데홈쇼핑에 몸담았지만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고 보니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책임감과 기대를 하게 됐다"며 "주변에서 축하를 많이 해줬지만 부담감도 크다. 롯데홈쇼핑 직원들과 함께 좋은 회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사소한 일상도 공유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오전 일정에 따라 유동적인데 가급적 혼잡한 시간 이전에 출근한다"고 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는 걸그룹 에이핑크의 메인보컬 정은지씨가 부른 ‘하늘바라기’를 꼽았다.

김 대표는 1995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2002년 롯데호텔 정책본부 운영실을 거쳐 2009년 롯데홈쇼핑 감사팀장을 맡으며 롯데홈쇼핑에 합류했다.

경영기획팀장과 전략기획부문장, 마케팅부문장, 경영지원부문장, 지원본부장 등 롯데홈쇼핑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홈쇼핑업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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