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기가스업지수가 난방 수요와 요금 인상에 힘 입어 최근 두 달 동안 26.16% 올랐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겨울 한파가 매서울수록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업종이 있다.
본격적인 겨울날씨가 이어지면서 늘어나는 난방 수요와 요금 인상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전기 및 도시가스 관련주를 향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기가스업지수는 최근 두 달 동안 26.16%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코스피 산업별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전력 주가는 최근 두 달 동안 30.45%(5100원) 크게 올랐다.
도시가스주 관련주 주가도 웃었다. 같은 기간 한국가스공사(13.79%), 경동도시가스(25.86%), 삼천리(38.46%), 대성홀딩스(15.42%), 인천도시가스(12.24%) 등 종목 주가가 일제히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5.21%) 대비 높은 수익률을 냈다.
최근 강추위가 닥쳐오자 도시가스와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주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기온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최대전력이 역대 동절기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대전력은 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 수요를 뜻하며 14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올해 동절기 최고 기록도 다시 썼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19~23일)에는 본격적인 한파와 잦은 강설이 예상되면서 최대 전력 수요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가스 및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도시가스와 전기 관련주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한국전력은 2016년 만 해도 6만 원대에서 사고 팔렸으나 올해 1만6천 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전력 생산단가가 급격히 올랐지만 상승분을 전력 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영업적자가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전력 누적적자가 올해 3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국전력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날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적자 해결을 위해 내년부터 2026년까지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산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내년 기준연료비를 포함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kWh(킬로와트시)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실제 기준연료비는 kWh당 30~40원가량 높아질 것이다”며 “실제 전기요금이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만큼 전기요금 인상을 노린 한국전력 주식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가스요금도 내년 오른다. 가스요금은 올해 네 번에 걸쳐 메가줄(MJ)당 5.47원 오른 바 있으나 정부는 이날 가스요금을 8.4~10.4원으로 올리면서 2023년에 올해 인상분의 1.5배~1.9배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점도 올해 도시가스 관련주 주가에 힘을 더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도시가스 기업 실적을 향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 해 동안 도시가스 관련주 주가는 크게 올랐다. 대성홀딩스(139.15%), 지에스이(53.35%), 경동도시가스(30.07%) 주가가 올랐고 삼천리(325.27%) 주가는 300%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다만 도시가스 관련주의 최근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라 도시가스 기업 주가가 올랐지만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도시가스 기업 실적의 연관성이 반드시 큰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연구원은 “도시가스사업 구조상 천연가스 가격 상승분을 곧바로 소매 단가에 전가하기 어려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며 “최근 주가를 보면 도시가스 요금이 오르면 도시가스사 영업이익이 오른다는 논리로 주가가 올랐는데 사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