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증자 테마주가 또다시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는 있는데 과열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비즈니스포스트] 연말 증시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무상증자 테마주’가 또다시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무상증자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무상증자가 하나의 테마주처럼 자리 잡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무상증자 주식의 과열에 주의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미스터블루와 큐알티가 하락장 속에서도 무상증자 권리락 효과에 힘입어 나란히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무상증자를 배정한 기업은 이날까지 전부 97곳(코스피 15개·코스닥 82개)에 이른다. 12월에는 이날까지 5개 기업이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무상증자는 자본금을 추가로 받지 않고 신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하지만 그동안 우후죽순처럼 나타난 무상증자와 관련해서는 주주환원정책보다는 주가 단기 급등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무상증자는 지난해부터 수가 크게 늘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주가 과열 현상도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다.
12월 무상증자를 배정한 종목 가운데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스터블루와 큐알티도 증자 전날 상한가까지 주가가 급등했으며 아이큐어는 배정일을 둘러싸고 14일(14.13%), 16일(18.96%) 급등한 바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 7월까지 무상증자 주식의 주가 흐름을 살펴본 결과 2022년에는 특히 무상증자 주식의 주가가 상한가에 이르는 비율이 다른 해의 2~8배에 이를 정도로 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상증자는 자본유입이 없어 실질적인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만큼 무상증자로 단기 급등한 종목은 이후 급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서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이른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이날 17.06% 급락했다. 큐알티 주가도 이날 18.18% 급락하며 최근 상승분의 일부를 되돌렸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은 “무상증자 주식의 누적초과수익률은 공시일로부터 30거래일만 지나도 시장수익률에 수렴한다"며 “주가 급등폭이 컸던 2022년 무상증자 기업은 더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증시가 악화되자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무상증자를 활용했다는 시선도 나온다. 특히 올해 들어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를 크게 늘린 무상증자가 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주당 3주 신주를 주는 300%이상 무상증자를 발표한 상장기업은 전부 16곳이다. 지난해(4곳) 대비 크게 늘어났다.
바이오분야의 전문 임상수탁(CRO)기업 노터스는 올해 5월 800% 무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노터스 주가는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폭등했으나 이후 본래의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무상증자 테마주에 대한 투자가 투기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상증자 이벤트 이후 최종 신주상장일까지 주식을 계속 보유한다면 최종 주가 및 수익률은 발표 직후로 다시 원위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무상증자를 한다고 기업의 실질 가치는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증시에 무상증자를 동원한 주가 급등락이 발생하는 '머니 게임'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투기적인 매매에 동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