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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시총 110조 기업 나온 의료로봇, 고영 큐렉소 미래도 밝을까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12-2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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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한국이나 미국이나 경기가 얼어붙으며 기업들도 고전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이며 성장성을 입증한 곳이 있다. 바로 인튜이티브서지컬이란 의료로봇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식 시가총액은 110조 원 정도다. 현대차가 35조 원 정도란 점을 떠올리면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는지 가늠이 된다.

의료로봇 시장의 전망이 얼마나 밝길래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이런 높은 평가를 받는 걸까? 한국 의료로봇 기업들도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뜻밖에도 한국은 로봇 밀집도가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절대적 활용도를 따져봐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로봇을 많이 이용한다.

주변에 로봇이 많이 보이진 않지만 제조업에서 활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많기 때문이다.

로봇은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으로 나뉜다. 우리가 떠올리는 로봇의 이미지는 서비스 로봇에 더 가깝지만 아직 산업용 로봇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서비스 로봇의 보급이 아직 적은 만큼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더 성장할 여지는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 로봇 가운데 의료로봇은 이미 상용화가 많이 진행돼 있고 앞으로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의료 로봇 시장이 연평균 16.5% 성장해 2025년에 127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BIS리서치는 글로벌 수술용 로봇 시장이 2021년 63억 달러에서 2031년 168억 달러로 연 평균 1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의료로봇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의료로봇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술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무래도 사람이 직접 수술하게 되면 시력의 한계, 손가락 크기, 미세한 손 떨림 등의 요인들이 수술의 정확도를 낮출 수 있다. 반면 로봇은 수술 부위를 더 정확하게 찾아내서 최소한의 절개로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로봇이 투입되면 더 많은 수술을 할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의 진료와 수술 등도 가능해지므로 효율성도 크게 높아진다.

의료로봇은 점차 고도화되면서 작아지고 정밀해지며 의료로봇의 효과는 더 커지고 있다. 이제는 몸속을 돌아다니는 마이크로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의료로봇의 성장세는 앞에서 언급한 인투이티브서지컬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7억 달러에 이르렀고 올해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이런 점들을 보면 국내 의료로봇 기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 의료로봇 기업으로는 관절수술 로봇을 만드는 큐렉소, 뇌수술 로봇을 만드는 고영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외형이나 시가총액에서 인튜이티브서지컬에 많이 뒤처져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의료로봇 사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은 더 높다고도 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의 확장성이 제한적인 데다 보수적 의료계 문화 특성상 검증된 외국기업의 로봇을 채택하려 하는 풍조를 고려하면 해외 시장 개척도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큐렉소는 수술로봇과 재활로봇 등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의료로봇 기업이다.

2006년 의료로봇 로보닥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로보닥은 자동수술 로봇으로 인공관절 삽입수술에 사용하는 로봇이다. 이후 로보닥의 기술을 고도화한 버전인 티솔루션원도 상용화했다.

큐렉소는 2017년 현대중공업 의료로봇 사업부를 양수해 보행재활로봇인 모닝워크 기술도 확보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하는 게 큐렉소의 자체 수술로봇 브랜드인 큐비스 제품들이다. 척추수술을 하는 큐비스-스파인, 인광관절 수술을 하는 큐비스-조인트로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큐비스-조인트는 기존 제품보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넓은 수술 영역과 높은 자유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선택부위별 자동절삭, 드릴링 가이드 등 뼈 절삭과 보조 기능, 비상시 절삭중지기능, 절삭 툴 후퇴 기능 등으로 안전성도 높였다.

큐비스-스파인은 위치 정확도 1mm 이내로 수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환자의 움직임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환자와 사용자의 방사선 피폭량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큐비스-스파인은 2021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은 뒤 최근 부품에 대한 추가 인허가도 획득했다. 큐비스-조인트는 내년 FDA 승인이 목표다.

현재 큐비스 제품은 호주, 인도, 중국, 미국 등으로 수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영은 원래 전자제품 생산공정에 활용되는 3차원 검사장비 기업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뇌수술용 로봇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영의 뇌수술 로봇인 카이메로는 본업에서 활용된 3차원 측정검사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판매 허가를 받았고 2년 동안 국내 병원에서 임상시험도 마쳤다.

카이메로는 수술 목표 부위의 위치와 주변 해부학적 구조를 자체 소프트웨어로 계산해 가장 손상이 적은 치료 경로를 의료진에 제시한다.

3차원 센서가 환자의 머리를 스캔하고 그에 따른 이미지 정보가 좌표 데이터로 변환되면 이를 CT와 MRI 영상 정보값과 맞춘다. 이후 로봇팔이 환자의 자세와 환부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의료진에게 수술 위치를 표시해 준다.

현재 고영은 카이메로가 국내에서 쌓은 수술 이력을 바탕으로 중국, 유럽, 미국 식약당국의 승인을 받는 일도 추진하고 있어서 해외 진출도 점차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의료 로봇 매출 증가로 고영의 향후 성장성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의료 로봇 성장성이 고영의 가치를 레벨업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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