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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민감한 입' 한은 총재 이창용 생방 출연? 형식과 시기도 관심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12-02 16: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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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 총재의 입은 언제나 시장의 주목 받습니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시장이 반응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기준금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루뭉술한 내용을 말하더라도 어떠한 수식어를 활용해 인상, 유지, 인하 중 어느 쪽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시장의 전망과 해석은 180도 달라집니다.
 
[백브리핑] '민감한 입' 한은 총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생방 출연? 형식과 시기도 관심
▲ 15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생방송 토론회에 나선다. <한국방송기자클럽> 

그런 한국은행 총재가 사상 처음으로 생방송 공개 토론회에 나섭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생방송 토론회를 진행합니다.

이번 토론회는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는 물론 CBS, YTN, MBN 등 6개 방송사가 공동으로 생중계합니다.

한국은행 총재의 생방송 토론회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 일입니다.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은 큰 파급력을 지녀 단어 하나도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다듬어진 발표를 해왔고 생방송 토론회 참석은 없었습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앞으로 거시경제 전망 등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토론회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상 첫 한국은행 총재의 생방송 토론회인 만큼 시장의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그 형식만큼이나 시기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시각으로 12월15일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가 발표되는 날입니다.

이 총재는 15일 새벽에 미국 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 생방송 토론회 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준금리 인상폭이 지난달 0.75%포인트에서 줄어드는 것이지만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다시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11월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25%, 미국의 기준금리(상단 기준)는 4.00%입니다. 미국 연준이 속도조절을 하더라도 이번에 0.5%포인트를 인상하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0.75%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확대되는 거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의 자금 유출 압박이 커지고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이런 점에서 이 총재는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재가 7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통화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다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5번의 FOMC만에 인상 속도를 낮춘다면 기준금리 인상의 끝도 그만큼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는 건데요.

이 총재는 이번 생방송 토론회에서 이런 점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생방송 토론회는 국회 국정감사나 업무보고, 금통위 기자간담회 자리와 다릅니다. 국민에게 직접 현재 상황과 앞으로 전망 등을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총재에게 이번 자리는 기준금리 인상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지만 고통이 끝나가고 있는 만큼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하기 좋은 기회일 수 있는 셈입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을 비롯한 제2,3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오르고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로 시작되는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 꽃’ 구절이 적힌 넥타이를 매고 온 것도 그런 취지로 보입니다.

이 총재는 당시 ‘넥타이의 의미가 대출자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평소 좋아하는 넥타이라 매고 왔는데 그 해석이 좋아 받아들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총재 역시 기준금리 안정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연 3.5% 안팎에서 기준금리 안상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미국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지금까지의 전망과 달리 또 다시 0.75%포인트 인상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생방송 토론회 분위기는 좀 더 긴박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총재가 글로벌 경기상황을 제대로 예측 못하고 11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섣불리 줄였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총재는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7월 0.5%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다소 낮췄는데 당시 미국 연준은 9월 FOMC에서 또 다시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자이언트스텝을 이어갔습니다.

이 총재는 당시 국회로부터 글로벌 경기상황을 잘못 예측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해 원/달러 환율 급등, 외환보유액 감소 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이 총재는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연준의 이자율이 그 정도로 많이 올라갈 걸로는 예측하지 못했다”며 “불확실성이 굉장히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일시적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양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시기와 별개로 생방송 토론회라는 형식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무게감을 지니는 만큼 생방송으로 토론회를 진행할 경우 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거죠.

이유야 어찌됐든 한국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생방송 토론회에 나섭니다.

투자자는 물론이고 거시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대중을 향하는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을 직접 듣는 기회가 많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번 토론회는 15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동안 열립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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