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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접점 아득, 한영석 파업 막고 실적개선세 이을까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2-11-29 14: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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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난항에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풍부한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데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의 파업이 진행된다면 원활한 생산에 차질을 빚어 실적 개선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접점 아득,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63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영석</a> 파업 막고 실적개선세 이을까
▲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노조가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을 불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어 실적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한영석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30일까지 진행되는 집행부의 천막농성이 끝난 뒤 총력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올해부터 교섭 효율화를 위해 3사 공동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3사 노조는 12월6일 공동 4시간 파업, 12월7일 공동 순환 7시간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13일부터는 기한을 정해두지 않은 공동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여전히 회사 측과 노조 측의 입장차이가 적지 않고 3사 공동 교섭에 따른 노조의 기대감도 커 올해 임단협 타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노사는 7월19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30차례 이상 교섭에 나섰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왔다.

이에 회사 측은 25일 제33차 교섭에서 기본급 8만 원(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300만 원, 정년 후 기간제 채용인원 대폭 확대, 치과 치료비 연 50만 원 지원 등을 담은 첫 교섭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곧바로 이를 거부했다.

회사는 아직 연간 기준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상황 속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3년 동안 기본급 인상 총액(올해 제시안 포함)이 19만4천 원으로 경쟁사 2곳의 11만9168원, 6만7537원보다 크게 높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노조가 이를 곧바로 거부하자 유감을 표시했다.

노조 측은 회사측 제시안이 노조 요구안과 차이가 큰 데다 최근 수주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임금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맞섰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3사 노조 공동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회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회사가 처음으로 제시한 교섭안이 요구사항에 크게 미치지 못해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며 “많은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현장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한영석 부회장에게 큰 고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호황에 발맞춰 실적 반등의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이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3사 노사는 공동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핵심인 현대중공업이 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김형관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과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사장단 인사에서 서로 자리를 맞바꾸기로 한 만큼 현대중공업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진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져 온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3분기 영업이익 143억 원을 내며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수주 135억9600만 달러를 기록해 연간 수주목표(113억4600만 달러) 달성률 119.8%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수주목표를 모두 채운 것으로 내년부터 본격적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를 모두 거느린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도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된 영업손실을 털어내고 3분기 흑자전환(영업이익 1888억 원)에 성공했다. 한국조선해양도 올해 10월에 연간 수주목표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한 탓에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풍부한 일감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연간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어 임단협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접점 아득,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63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영석</a> 파업 막고 실적개선세 이을까
▲ 7월19일 현대중공업 노사가 2022년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있다. 

2018년 11월부터 현대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한 부회장은 매년 임금협상으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 상견례 뒤 2019년 임금협상과 2020년 임단협을 타결짓는데 2년 2개월이나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노사의 갈등이 골이 깊어지며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을 벌였고 2021년 7월에는 크레인을 점거하는 전면파업도 불사했다.

올해 4월에도 2021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와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파업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2년 동안 조선 부문에서 저조한 설비 가동률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노조의 파업 역시 저조한 가동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3분기 조선 부문 평균가동률 63.2%, 지난해 연간 조선 부문 평균가동률 63.6%를 보였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8월 2021년 임금협상을 위한 ‘2021년 임금교섭 상견례’에서 “강재가 인상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지만 노사가 힘을 합치면 최고의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노사가 양보와 대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교섭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노조와 매일 집중 교섭을 진행하며 접점을 찾고 있다”며 “회사는 열린 마음으로 조합과 소통해 합의안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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