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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에 코로나19 백신은 교두보, 안재용 글로벌 톱티어 노하우 확보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11-24 13: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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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접종이 지나치게 적어 완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해외 허가가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소식은 없다. 

‘이럴 거면 왜 개발했느냐’는 투자자들의 아우성은 떨어지는 주가로 나타나고 있다.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됐던 아이템의 성과가 부진하니 기업가치가 타격을 받을 만하다.
 
SK바사에 코로나19 백신은 교두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714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재용</a> 글로벌 톱티어 노하우 확보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바탕으로 다음 팬데믹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코로나19 백신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쌓아온 백신 역량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후보물질 발굴, 글로벌 임상, 국제기구와 연계 등 SK바이오사이언스가 ‘우물 속 개구리’로 남아있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노하우 말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벌써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교두보 삼아 더 신속하게 새로운 백신을 선보임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질병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 국내 최초는 글로벌 최초가 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한 국내 기업이기도 하다.

통상 백신 개발에는 5~10년이 소요되고 30년 넘는 개발기간이 든 사례도 존재한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후보물질 ‘GBP510’을 발굴하고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출시하기까지는 불과 2년여가 필요했을 뿐이다. 코로나19 비상시국에서 여러 행정절차가 간소화됐음을 고려해도 놀라운 성과였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이 출시를 앞뒀을 때는 이미 세계 코로나19 백신시장이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제품에 점령당한 뒤였다. 회사 안팎에서 백신 수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안 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GBP510이 좀 늦은 게 아니냐는 질문이 많은데 늦은 감이 있다”며 “코로나19가 터지고 2년 지난 지금은 빨리 만드는 것보다 안전하고 유효한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변호해야 했다. 분명히 어느 때보다도 신속한 개발에 성공했으나 다른 기업보다 뒤처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니 속이 적잖이 쓰렸을 것이다.

‘빨랐으나 늦은’ 백신 출시로 말미암은 위기의식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속도를 글로벌 제약사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대담한 목표로 발전했다. 안 사장은 10월 열린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에 참석해 백신 개발기간을 기존 2년에서 또 단축해 100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에는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가 보유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을 SK바이오사이언스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mRNA 기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 백신을 내놓는 데 기여한 핵심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아 mRNA 백신을 개발하는 한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외부 mRNA 플랫폼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략하는 병종은 일본뇌염 바이러스, 라싸열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등 범위가 넓다.

코로나19 백신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에 그쳤으나 다음 팬데믹을 맞이할 때는 글로벌 최초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 SK바사,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얻은 것은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위상이 생산자뿐 아니라 개발자로서도 상당한 위치에 올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스카이코비원 개발을 계기로 세계적 수준의 개발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안 사장의 말처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다양한 유무형의 이익을 얻었다. 대표적인 것이 여러 국제 네트워크와의 끈끈한 유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CEPI,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등으로부터 백신 개발을 지원받아왔다. 이 지원은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발발하면서 전격적으로 확대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돈 걱정을 하지 않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막대한 연구자금이 제공된 것이다.

실무적인 측면에서도 수많은 단체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을 도왔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소는 백신 기초 연구를 함께했고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글로벌 임상을 수행해줬다. 백신에 들어가는 면역증강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비교임상 대조약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제공했다.

이렇게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사업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안 사장은 11월 SK바이오사이언스 성장 전략 3.0(SKBS 3.0)을 발표하며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CEPI, 국제백신연구소 등 그동안 구축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백신 개발 100일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자체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경험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반적인 사례보다 훨씬 촉박한 기간을 두고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임상1~3상을 문제없이 수행했고 각종 행정절차까지 별다른 잡음 없이 마무리했다. 안 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 개발에 임하는 가운데 각 정부부처와 충분한 소통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이 과정을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9월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 참석해 “목표를 정하고 개발 프로세스마다 과제를 쓰라고 했는데 기적적으로 모든 과제가 ‘AND’로 연결됐다”며 “만약 그 과제 중 하나라도 ‘OR’가 됐다면 아직도 임상3상을 수행하고 있었을 거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적'을 일으킨 경험은 앞으로 글로벌 백신기업들과 경쟁하며 코로나19 백신을 능가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원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사업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예방부터 치료까지,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있다'는 슬로건의 빛이 바래지 않는 까닭이다.

안 사장은 SKBS 3.0을 발표하며 “모두가 어렵다고 할 때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매진한 결과 지금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며 “이젠 글로벌 백신·바이오산업의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는 만큼 공중보건 수호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넥스트 팬데믹 대응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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