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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부동산 침체에도 분양 성과, 재무구조 우려 사그라드나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11-17 11: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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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태영건설이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분양성과를 내면서 우발채무에 관한 우려를 가라앉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영건설은 롯데건설 다음으로 우발채무가 많아 신용평가업계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다만 우발채무는 공사가 시작되거나 분양성과가 우수하면 급감하는 만큼 태영건설이 11월 주택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영건설 부동산 침체에도 분양 성과, 재무구조 우려 사그라드나
▲ 태영건설이 3분기 가까스로 영업손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부채 관련 우려는 가라앉고 있지 않고 있다. 사진은 태영건설 서울 본사.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11월 두 곳의 사업장에서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무리 지었다. 

태영건설은 이달 들어 경기 광주 ‘더파크비스타데시앙’(1073세대)와  강원 고성 ‘아야진라메르데시앙’(712세대) 분양을 마쳤다. 광주 더파크비스타데시앙은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6009건의 접수를 받아 5.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8일 청약이 진행된 고성 아야진라메르데시앙은 2632명이 접수해 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9일 진행된 2순위 청약에서도 4.1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이 마감됐다.

태영건설은 4분기 들어 주택 분양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만큼 분양대금이 들어오면 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 규모는 착공을 하거나 분양성과가 좋아지면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이 높고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 규모가 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발채무는 미래에 일정한 조건이 발생했을 때 채무가 되는 것을 말한다. 시행사가 자금 조달의 주체지만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건설사에서 연대보증과 채무인수, 책임준공 등의 다양한 형태로 신용보강을 한다. 이 금액들이 우발채무로 잡히게 된다.

시행사가 사업상의 어려움으로 부채를 갚지 못해 건설사에서 감당해야 하면 우발채무가 아니라 실제 부채가 되는 셈이다.

태영건설의 올 3분기 보고서를 보면 민자사업을 제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는 2조3천억 원가량으로 상당한 규모로 파악된다.  

2016년 이후 주택사업을 확장했고 오피스 및 산업단지 개발 등의 사업에 신용보강을 제공함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가 급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대출의 만기구조가 장기화 돼 있으나 상대적으로 미착공 및 비거주용 건물 비중이 많다”며 “재무완충력을 고려해도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채무 규모가 과중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다만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 내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경남 김해대동첨단산업단지(5355억 원)가 다소 불안하다는 시선이 있다.

분앙률이 11월 초 현재 79% 수준에 멈춰 있고 김해대동첨단산업단지 부근 주민들이 지난 8일 월촌마을 앞에 대형물류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마을 앞 양쪽에 50m가 넘는 물류센터가 2개가 들어서면 조망 및 일조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김해시는 해결책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대동첨단산업단지사업은 경남 김해시 대동면 월촌리 일원에 28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산업단지에 입주하기로 한 기업들의 입주가 늦어지면 자금회수 시점도 미뤄지고 시행사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태영건설은 2023년 6월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해시가 주민들의 민원에 대응하고 있고 태영건설도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에 영업손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045억 원, 영업이익 29억 원, 순이익 120억 원을 거뒀다. 

직전 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171억 원 영업적자 74억 원, 순손실 80억 원을 봤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소폭 줄었지만 영업손익과 순손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태영건설 관계자는 “지난 2분기 건설자재값 및 노무비, 외주비 등 상승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3분기에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태영건설이 재무구조 관련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3분기에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급감해 여전히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의 연결기준 3분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143억 원으로 올해 초 5747억 원과 비교해 3600억 원가량이 줄었다. 유동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매출채권및기타채권 등으로 이뤄진다.

태영건설의 올해 9월까지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2050억 원)과 투자활동현금흐름(-2932억 원)은 마이너스값을 기록했고 재무활동현금흐름(1321억 원)은 플러스값을 기록했다.

즉 본업인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집행을 위해 외부에서 현금을 조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태영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크게 높아졌다. 이에 태영건설이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 2020년 9월 태영건설의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사 티와이홀딩스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연결기준으로 2020년 2분기 말 234%에서 2020년 3분기 말 500%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종속·관계회사 지분은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로 이전됐지만 차입금은 태영건설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44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보통 부채비율 200% 수준을 보이는데 이보다 2배 이상 높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 규모가 증가했으나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했고 보유현금과 대출 등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분양대금이 들어오면서 재무구조와 관련한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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