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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몸 낮췄던 백화점 3사, 연말 분위기 조심스레 띄운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11-15 15: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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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몸 낮췄던 백화점 3사, 연말 분위기 조심스레 띄운다
▲ 백화점들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크리스마스 행사 콘셉트로 '크리스마스드림모먼츠'를 내세워 관련 장식을 최근 공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이태원 참사 여파로 취소하거나 연기했던 행사를 다시 준비하고 있다.

다만 사회적 분위기가 예년과는 다른 만큼 조심스럽게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를 띄우는 모양새다.

15일 백화점3사의 동향을 살펴보면 성수기인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관련 행사를 조금씩 진행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10월 말~11월 초에 크리스마스와 연계한 행사가 많았다. 크리스마스가 12월 말이긴 하지만 이전부터 기대감을 띄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올해는 시기가 뒤로 밀렸다. 10월 말 서울 용산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때문이다.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을 발표하면서 11월 초에 행사를 계획했던 많은 기업들은 행사를 취소하거나 뒤로 미뤘다. 예년에는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마케팅도 거의 하지 않고 최대한 몸을 낮췄다.

그러나 참사 발생 2주가 지나면서 백화점들도 서서히 몸을 풀고 있다. 이태원 참사 여파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연말이라는 유통가 대목에 소비자를 모아보겠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물론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하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준비한 행사를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고객들과 소통하는 채널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공식계정을 통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등을 전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롯데물산과 롯데백화점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장식물은 ‘샤롯데가든’이라는 이름의 정원 형식으로 꾸며졌다. 이 안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대형 트리와 함께 놀이동산에서 볼 수 있는 회전목마가 놓여 있다.

롯데쇼핑은 관련 사진들과 함께 해시태그로 #롯백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드림모먼츠 #롯데타운 #가볼만한곳 등을 올렸다. 인증샷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를 노린 마케팅인 셈이다.

사실 이번 행사는 조용하게 알려졌다. 샤롯데가든을 대중에게 공개한 것은 10일이지만 롯데쇼핑과 롯데물산은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다.

롯데물산 측은 샤롯데가든을 방문한 일부 고객의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최근 사회 분위기에 동참하고자 과거와 같은 공격적 홍보는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이와 동시에 ‘똔뚜’라는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도 본격화한다. 똔뚜는 핀란드 동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산타클로스의 선물 배달을 돕는 요정이다.

롯데쇼핑은 똔뚜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15일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데 앞으로 추가로 영상을 선보이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연말 행사를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10월27일부터 크리스마스 관련 장식인 ‘H빌리지’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 서울 압구정동 본점 등 주요 지점 3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H빌리지를 활용한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더현대서울에 설치한 대형 H빌리지의 야간 점등 행사와 이벤트는 모두 중단된 상태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행사 재개를 놓고 내부적으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원 참사 이외에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까지 있었던 만큼 소비자들의 반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백화점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만큼 조만간 현대백화점도 행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유통업계 안팎의 예상이다.
 
이태원 참사에 몸 낮췄던 백화점 3사, 연말 분위기 조심스레 띄운다
▲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서울 명동 본점 외관에 설치한 크리스마스 관련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은 통상 11월 중순이나 말쯤 서울 명동 본점의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지만 올해는 언제 대중에게 선보일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내부적으로도 공개 일정이 공유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무거운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유통업계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만큼 조만간 건물 장식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크리스마스 장식은 신세계’라는 명성을 가진 백화점으로 유명하다. 서울의 중심가인 명동에 자리잡고 있어 1970년대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관 조명 장식을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는 건물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파사드’ 장식을 설치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지난해 공개한 장식물을 보기 위해 100만 명(신세계백화점 추산)이 넘는 MZ세대가 본점을 방문해 인증샷을 남겼을 정도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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