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의 집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왼쪽)와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유니세프 급식센터를 찾은 영화배우 오드리햅번. <대통령실·유니세프>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배우자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방문해 사진을 찍은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12일 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살 소년의 집을 찾았다.
이 소년은 김 여사가 전날 방문한 헤브론의료원에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았는데 추가 수술이 필요한 데다 최근 뇌수술도 받았다. 가족은 생활고를 겪고 있다.
당초 김 여사는 이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배우자 프로그램으로 앙코르와트 사원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런 사연을 접한 뒤 일정을 취소하고 방문이 이뤄졌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 여사는 소년에게 “잘 이겨낼 수 있지? 건강해져서 한국에서 만나자”고 약속했고 다른 가족들에게는 “반드시 희망은 있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야한다”고 위로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두 팔로 소년을 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김 여사는 묶은 머리에 검은색 반소매 상의를 입고 소년을 안은 채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김 여사의 옷차림이나 사진 구도 등이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유니세프 급식센터를 찾은 오드리 헵번이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있는 사진 속 모습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회의 주최국을 무시하고 단독 행동에 나선 김 여사의 행동이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라하고 싶으면 옷차림이나 포즈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희생을 따라하라”며 “고통 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리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진애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통령 배우자가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한가”라며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국제구호단체 친선대사를 지냈던 김혜자씨나 정애리씨도 같은 구도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와 있으니 참조하라”며 “생활이나 의료 환경면에서 비교적 취약한 곳에 있는 어린이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발육도 여의치 않아 껴안는 자세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비판의 소재로 삼거나 비아냥의 대상으로 할 요량이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