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안에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데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 오티에르를 출시한 뒤 서울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에 처음 적용하려 했지만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에 서울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은 수주를 반드시 따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올해 안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데뷔시켜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
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843세대, 예상공사비 3700억 원)의 시공사 선정 일정이 2023년 1월로 미뤄지게 됐다.
지난 10월26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현대건설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10월14일 1차 입찰에서 포스코건설이 단독입찰함에 따라 하이엔드 브랜드 데뷔 가능성이 높았지만 막판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26조 2항에 따라 2회 이상 유찰되면 총회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조합이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이에 오는 12월에 포스코건설이 수의계약으로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갑자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이 참석함에 따라 12월9일 본입찰을 진행하게 됐다. 입찰 이후 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한 달 이상 걸리기에 사실상 올해 안에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은 어렵게 됐다.
현대건설은 조합이 공정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포스코건설 쪽에 편의를 봐주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9월1일 공문을 보내며 1차 입찰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완전히 발을 빼지는 않았다.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권 서초구의 대표적 부촌을 디에이치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방배동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방배5구역 재건축사업(3080세대)를 따내 이미 공사를 시작했고 지난 8월 방배삼호아파트12동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에도 디에이치 제안으로 수주했다.
물론 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한다고 해서 반드시 입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사업장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현대건설이 2차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입찰에 참여한다면 대대적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악화하면서 도시정비 조합들은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이 유찰돼 일정이 뒤로 밀린 만큼 현대건설에서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일정이 내년으로 밀린 점은
한성희 사장에서 큰 아쉬움을 남길 듯하다.
우선 하이엔드 브랜드 첫 적용지를 서울 강남의 대표적 부촌으로 시작해 리모델링사업 및 소규모 재건축, 비수도권 지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한 때문이다.
또한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 사장은 취임 첫해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7456억 원을 수주한 뒤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813억 원을 달성해 포스코건설의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5892억 원을 거뒀다. 지난 10월29일 부산 동삼1구역 재개발사업을 태영건설과 함께 따내 2608억 원을 추가했다.
기세를 몰아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에 도전하려 했지만 올해 사실상 남은 사업장은 서울 관악구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3700억 원) 뿐이다.
공사비가 추가로 늘어나지 않는 이상 포스코건설이 이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을 넘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포스코건설은 대우건설과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장은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의 수주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이 오는 5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입찰 마감일이 7일인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에 상대적으로 집중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올해 창사 이래 도시정비사업 최대 수주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고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조합 및 조합원에게 최고의 주거가치를 제공하는 데 온전히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