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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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많이 던졌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이 ‘치킨게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 등이 매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8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636억 원어치 사고 4104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14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70%(2200원) 내린 5만7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1809억 원어치 사고 3269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1460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주가는 7.33%(6600원) 하락한 8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4.15% 내린 데 이어 또 다시 크게 내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에 7% 이상 내린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년 3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 순위 3위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해 메모리반도체시장에 치킨게임이 벌어질 가능성 등이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6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3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7일 반도체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줄이지 않겠다며 설비투자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감산을 하더라도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급량을 늘리면 제품 가격은 반등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당장 4분기부터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 187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며 “2023년 상반기까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하고 재고조정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반도체업황을 둘러싼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도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하락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27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50%(35.74포인트) 내린 2340.60에 장을 마감했다. 26일 1.18% 내린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1% 이상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밖에 한화솔루션(-689억 원), 포스코홀딩스(-310억 원), LG생활건강(-236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155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25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SDI 주식을 63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863억 원어치를 사고 1228억 원어치를 팔았다.
삼성SDI 주가는 전날과 동일한 72만7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21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삼성SDI 주식 순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매수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뿐 아니라 다른 국내 주요 전기차배터리 관련주도 외국인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에 이어 전기차배터리 관련주를 많이 담았다.
삼성SDI 외에 엘앤에프(615억 원), LG에너지솔루션(542억 원), 금양(406억 원), 에코프로비엠(337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 28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