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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에 요동치는 증권주 건설주, 신용위험 불확실성 여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10-24 16: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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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증권주와 건설주 주가가 강원도의 지급보증 거절로 단기 자금시장 경색을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대책에 힘입어 단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채권시장의 신용위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증권주와 건설주를 향한 투자심리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레고랜드 사태에 요동치는 증권주 건설주, 신용위험 불확실성 여전
▲ 레고랜드 사태로 크게 내렸던 증권주와 건설주 주가가 24일 반등에 성공했다.

2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며 KRX건설과 KRX증권 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2.78%와 2.01% 올랐다. 한국거래소가 각 산업분야별로 산출하는 28개 KRX지수 가운데 4번째와 7번째로 많이 상승했다.

KRX증권에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메리츠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주 14개, KRX건설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국내 주요 건설주 27개가 포함돼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4%(23.04포인트) 오른 2236.16에 장을 마쳤다.

정부의 대규모 채권시장 개입으로 레고랜드 사태로 크게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섰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처리된 것으로 이로 인해 건설사와 증권사가 관여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단기 자금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주축으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 원을 포함해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한 대규모 시장 안정화 조치를 오늘부터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며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에 힘을 실었다.

김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정부의 시장안정조치는 기업어음 거래 위축과 증권사와 건설사의 단기 자금조달 경색에 직접적으로 온기를 제공할 것이다”며 “향후 한국은행의 추가 대책이 더해지면 레고랜드 이슈는 점차 잠잠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의 주가 반등이 중기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채권시장의 신용위험 확대로 증권사와 건설사의 자금조달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자금시장 문제가 신용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이) 확대로 이어지며 실물 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레고랜드 사태로 신용스프레드가 100bp(1bp=0.01%포인트) 이상 벌어지기 시작했고 투자자가 회사채 인수를 거부해 회사채 발행이 안 되는 자금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다”며 “레고랜드 사태가 단순히 금융시장 위기가 아니라 실물경제 전체를 흔들어 버릴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카드채 및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카드채(AA-) 3년 물 스프레드는 158.5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코로나19 당시 최대치였던 71.1bp보다 2배 이상 크다. 회사채(AA-) 3년 물 스프레드 역시 126.9bp로 코로나19 때인 77.9bp를 크게 넘어섰다.

신용스프레드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채권시장 신용위험은 기업의 자금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커질 수 있어 연말까지 상황을 엄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며 “연말까지 신용위험 영향으로 건설, 증권 등 일부 업종의 주가 흔들림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코스피는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등 과거 굵직한 신용위험 구간에서 역대 가장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기록했다”며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꺼리는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도 경계했다.

증권주와 건설주 주가는 지난 주 중반 레고랜드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빠르게 내렸다.

KRX증권 지수와 KRX건설 지수는 19일부터 21일까지 3거래일 동안 각각 5.90%와 3.49% 빠졌다.

한국거래소가 각 산업분야별로 산출하는 28개 KRX지수 가운데 KRX증권 지수는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고 KRX건설 지수는 5번째로 많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64% 내리는 데 그쳤다.

지난 주 다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매각설이 돌기도 했고 이에 해당 증권사는 허위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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