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관계자들이 서비스 복구에 열을 올리는 사이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였다. 최근 신저가 행진이었던 카카오 4형제의 주가가 또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16일 카카오팀이 서비스 복구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카카오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카카오 등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경기 성남시 SK 판교캠퍼스의 전기실 등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연합뉴스>
16일 카카오팀 공지에 따르면 오후 2시30분 기준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PC버전 로그인, 이모티콘 수발신 등은 가능해졌으나 이미지·동영상·파일 발송, 오픈채팅방 생성, 톡서랍 등의 기능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카카오가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자 카카오톡 메신저 먹통, 카카오뱅크 포함 금융서비스 마비, 각 사이트의 카카오 계정 로그인 오류, 카카오 택시 등 교통수단 호출 정지 등 피해사례가 속출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33분경 소방대원들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접수를 받고 출동해 화재 발생 8시간 만인 오후 11시46분경 진화에 성공했다.
해당 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SK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화재 진압에는 성공했으나 이후 카카오 관련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다. 특히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 서비스를 시작한 2010년 3월 이래 최장시간 먹통 사태를 빚으며 ‘올스톱’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팀은 카카오 관련 서비스의 완전 복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시간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15일부터 16일 현재까지 카카오팀만큼 애가 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카카오 주주들이다.
올해 하반기(7월1일~10월14일) 개인투자자는 카카오 주식을 228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가 던진 2439억 원 규모 주식을 거의 다 받아냈다.
개인투자자는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주식도 각각 3805억 원어치, 66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카카오게임즈 주식만 106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바로 전날인 13일까지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4형제 주가가 계속 하락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는 동안 개미들의 저가매수는 계속됐다.
14일 드디어 카카오 4형제가 오랜만에 반등에 성공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날 카카오는 8.67%, 카카오게임즈는 9.44%, 카카오뱅크는 5.74%, 카카오페이는 4.94% 각각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현지시각으로 1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23% 상승 마감한데다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의 상장 철회 소식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이 몰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앞길에 먹구름이 나타나자 시장에서는 17일이 개인투자자들에게 '검은 월요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가 이어지는 것도 주가에 부담이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각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표 성장주이자 기술주인 카카오도 금리인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당분간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올해 하반기(7월1일~10월14일) 카카오 주가는 26.47%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2.18%, 카카오뱅크는 42.15%, 카카오페이는 40.03% 각각 주가가 떨어졌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