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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바이든정부가 전기차산업 망친다, 한국 압박은 잘못된 전략"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0-14 11: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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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바이든정부가 전기차산업 망친다, 한국 압박은 잘못된 전략"
▲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블룸버그의 논평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 실행하는 전기차산업 활성화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는 블룸버그의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분야에 핵심으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한국 기업을 압박해 투자를 유도하는 전략이 오히려 미국시장 진출 의지를 꺾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14일 논평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기차의 꿈을 망치고 있다”며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하며 앞세우는 전기차산업 활성화 정책이 오히려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업들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관세와 물량 제한조치를 시행해 토요타 등 일본 기업의 미국공장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도 올바르게 이뤄진다면 이와 비슷한 결과를 낳아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의 미국 내 전기차공장 투자 확대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과거와 현재 상황에 달라진 게 있다면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전기차 배터리업체의 미국 공장 투자에 주목했다.

미국 정부가 현지 전기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채워야만 하는 공급망 등 공백을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메꿔 나가면서 정부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 도리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정부의 새 보조금 지급 정책에 따라 전기차 판매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되지 않거나 배터리에 중국 및 러시아산 소재를 일정 비중 이상 포함한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블룸버그는 미국에 전기차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현대차와 기아, 중국에 소재 공급망 의존이 높은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모두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타격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전략은 과거 레이건 정부의 미국 자동차산업 활성화 정책에 효과를 냈지만 현재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제조업 육성 정책에 역효과를 내고 말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요구조건에 맞춰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데 너무 큰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미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압박하는 일은 미국의 전기차산업 육성 목표 달성을 늦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 공장 투자 장벽이 높아져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전기차산업 활성화 정책을 참고해 한 수 배워야 할 것이라는 권고도 내놓았다.

중국이 테슬라 등 외국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지원금을 제공하고 공급망 구축을 도와 전기차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받았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정부가 지금의 정책을 고집한다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와 배터리는 소수에 그치고 말 수도 있다”며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있는 셈”이라고 바라봤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새 전기차 보조금 정책 도입 시기를 늦추거나 조건 변경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공식적으로 내놓았다.

미국 상무부 등 관련당국은 법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때까지 이런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고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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