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길 연세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가 4일 별세했다. 1992년 통일국민당 시절 김동길 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김동길 연세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김동길 교수는 4일 오후 10시30분경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김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났다. 1946년 북한에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에반스빌대와 보스턴대에서 각각 사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1972년 박정희정부의 유신 이후 군부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돼 대학에서 두 차례 해직되기도 했다. 1984년 교수로 복직했으나 1991년 강의 도중 ‘강경대 구타치사 사건’ 폄하 발언으로 학생들의 반발을 사 결국 교직을 떠났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2년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며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강남 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4년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15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탈락에 불복해 탈당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정계은퇴를 한 뒤 김 교수는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정치평론을 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나비넥타이와 콧수염은 그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 노 전 대통령에게 “자살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했으며 2022년 대선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석양에 홀로서서’ ‘링컨의 일생’ 등 100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다. 가장 최근에 저술한 도서는 2020년 9월에 출간된 ‘청춘이여 주저하지말라’다.
유족으로는 두 명의 누이가 있다. 김 교수의 장례는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7일이다.
김 교수의 시신은 서약에 따라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