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기가 끝난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들에 대한 후임 인선 작업이 올해 초부터 그대로 멈춰 서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IBK자산운용, IBK저축은행, IBK시스템, IBK신용정보, IBK서비스 등 모두 8곳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요.
▲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 인선이 멈춰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못 뽑는 것인가 안 뽑는 것인가? |
이 가운데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IBK시스템, IBK신용정보 등 5곳의 자회사 대표 임기는 이미 3월과 4월에 끝난 상태입니다.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 인선은 각 계열사들이 임원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 과정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이 각 계열사의 주식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 선임은 사실상 은행에서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자회사 대표에 IBK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 많은 점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임기를 마친 자회사 대표들이 규정에 따라 후임 대표가 뽑힐 때까지 기존에 하던 업무를 계속해오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6개월이나 넘게 후임 대표 인선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다지 정상적이지 못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임기를 이미 끝낸 대표들은 현상 유지는 하겠지만 공격적 전략을 펼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다음 대표의 경영에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멈춰있는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 인선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업계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윤 행장은 올해 3월 초 정권 교체 때 인사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당초 윤 행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뒤 IBK기업은행장에 임명됐기 때문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5월 말에는 윤 행장이 새 정부의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 행장은 문재인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한 인사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보였고 윤 행장은 자진해서 국무조정실장직을 고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행장으로서도 본인의 거취가 애매했기 때문에 임기가 끝나가는 IBK기업은행 자회사 대표들의 인선을 챙길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윤 행장이 내년 1월까지 보장된 임기를 채우는 것으로 보이는 지금에서는 다른 얘기들이 들리고 있습니다.
윤 행장이 희망하는 인물과 관계당국이 원하는 인물이 달라 자회사 대표 인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IBK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큰 상황에서 미묘한 대립 양상도 엿보입니다.
이제는 윤 행장의 임기가 채 3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윤 행장 퇴임 이후 새로운 행장이 선임되고 나서 자회사들의 후임 대표들이 뽑힐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 자회사 대표들이 자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공백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자회사 후임 대표 인선이 멈춰선 것처럼 자회사들의 성장도 멈춰버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IBK자산운용 등의 자회사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감소하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한 자회사 직원은 자회사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임기가 끝난 대표들은 경영에 수수방관하고 있고 가장 큰 책임이 있는 IBK기업은행도 상황을 수습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윤 행장은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시절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할 때면 밤을 새워가면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IBK기업은행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는 완벽주의자 윤 행장이 IBK기업은행장으로서 완벽하게 일을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IBK기업은행과 자회사들을 더 이상 멈춰 서 있게 해서는 안되니까요.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