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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언론 LG이노텍 때리지만, 재팬디스플레이 몰락과 다른 이유 3가지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2-09-29 13: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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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언론 LG이노텍 때리지만, 재팬디스플레이 몰락과 다른 이유 3가지
▲ LG이노텍이 애플에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지만 몰락한 일본 디스플레이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와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에서 최근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가 높아 잠재적 위험요소로 꼽힌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애플에 기대다가 위상이 몰락한 일본 디스플레이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와 유사성까지 거론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일본 JDI와 달리 LG이노텍은 서 있는 사업기반과 경영전략이 완전히 다른 만큼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일본 JDI와 달리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이유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 LG이노텍, 애플 의존 높은 카메라모듈을 전기차로 고객 다각화 

우선 LG이노텍은 애플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고객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애플과 거래로 매출 11조2천억 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주력제품으로 하고 있어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 증가에 힘받아 실적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애플이 2017년 내놓은 아이폰X에 듀얼 카메라가 탑재되면서 관련 매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LG이노텍 매출에서 애플 비중은 2016년 35% 가량이었지만 2017년 55%, 2018년 58%, 2019년 65%, 2020년 68%로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일본의 JDI도 LG이노텍과 마찬가지로 애플 의존도를 높게 가져갔던 대표적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JDI는 일본 히타치와 도시바, 소니의 디스플레이 사업을 통합해 2012년 출범한 회사다.

JDI는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가는 LCD(액정표시장치)를 주로 공급하면서 일본 최대 디스플레이업체로 성장했다.

2013년만 해도 20.9%였던 JDI의 애플 매출 의존도는 2014년 31%, 2015년 41%에 이어 2016년 절반을 넘기며 LG이노텍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그 뒤 JDI는 애플이 2017년부터 일부 아이폰 모델에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면서 JDI의 아이폰용 LCD 납품 물량이 줄어들자 내리막 길을 걷게 됐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었고 LCD를 탑재한 아이폰 판매까지 부진하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물론 LG이노텍도 JDI처럼 애플에 깊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에 머물지 않고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모듈도 고도화하면서 테슬라로 추정되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대규모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카메라모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영역과 고객사를 다각화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모듈은 도로의 신호와 표지판 및 장애물 등 외부의 교통환경을 촬영해 자동차의 두뇌역할을 하는 칩으로 정보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시장이 가파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은 연평균 1% 가량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자동차 전장용 카매라 시장은 2030년까지 해마다 1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언론 LG이노텍 때리지만, 재팬디스플레이 몰락과 다른 이유 3가지
▲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장 사업에도 힘을 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단하게 다져가고 있다. < LG이노텍 >
◆ 반도체 기판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써

또한 LG이노텍이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도 힘을 주고 있다는 점도 몰락한 일본기업 JDI와 차별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LG이노텍은 경상북도 구미에 2023년까지 모두 1조4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올해 초 내놓았다. 이 가운데 4130억 원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데 투입한다.

FC-BGA는 PC와 서버, 네트워크 등에 활용되는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에 연결해주는 반도체 기판이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서버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기술력을 보유한 전 세계적으로 업체가 적어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LG이노텍은 FC-BGA와 제조공정이 비슷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이미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인 FC-BGA 사업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은 취임 뒤 줄곧 ‘선택과 집중’을 통해 끊임없이 사업의 현황을 점검하면서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전략 분야에 집중하는 과단성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달리 일본의 JDI는 새 기술분야인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시기를 놓쳐 사운이 기우는 아픔을 겪었다.

일본 JDI가 몰락의 길을 걷던 것을 놓고 2019년 당시 일본 전자업계에서는 ‘과단성 있는 의사결정 부재’, ‘선제적 투자의 결여’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말로만 변혁을 부르짖고 선두 자리에서 안주하는 일본 전자업계의 분위기가 어두운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천천히 끓는 물에 안주해 죽고 마는 개구리’ 꼴이었던 JDI와는 다르게 LG이노텍은 기민하게 경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래 전망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 LG이노텍의 든든한 배경, LG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LG이노텍은 유망한 미래차 전장(전자장비)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LG그룹 소속으로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에서 자동차 전장 관련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자회사 ZKW는 차량용 조명시스템을,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전기차 파워트레인(구동장치) 등을 축으로 전장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며 위상을 넓히고 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은 차량용 카메라 및 레이다와 같은 센싱사업, 다른 전자부품과 차량을 연결하는 통신사업, 전기차의 조향·제동·변속을 담당하는 모터와 센서 사업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공산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LG그룹은 오너일가의 정도 경영철학에 따라 투명한 경영문화가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전직 회계임원의 횡령과 방만경영으로 인해 몰락했던 일본 JDI와는 기업 문화에서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전장을 비롯한 신사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미래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며 “주요 전략고객인 애플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고 전장부품사업에도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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