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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허가의혹 불씨, 검찰수사로 되살아나나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06-16 14: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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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롯데월드 허가의혹 불씨, 검찰수사로 되살아나나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가운데)이 지난해 5월 22일 제2롯데월드를 방문해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으로부터 공사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제2롯데월드 건립을 숙원사업으로 꼽았다.

제2롯데월드 건설사업은 1988년 롯데가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구입하면서 시작됐는데 21년 동안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인근에 서울공항이 있어 공군 전투기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권과 달리 돌연 입장을 바꿔 제2롯데월드 건축을 승인했다.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3도 트는 비용을 롯데그룹 측이 부담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제2롯데월드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도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권재상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는 16일 제2롯데월드 건설로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전투기들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시 등의 위기 상황에서 전투기가 긴급 출동하는 경우 중대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장애물(제2롯데월드)이 있다는 것은 조종사나 항공기를 관제하는 관제청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활주로 각도를 3도 틀어도 결과적으로 수백미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며 “공중에서 수백미터는 조종사가 시각적으로 판단하기에는 그게 그거”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전투기가 이륙할 때나 마지막에 착륙하는 단계에서 속도로 따진다면 (비행항로와 제2롯데월드 건물 사이가) 불과 2~3초”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측이 활주로 각도를 3도 트는 조건으로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아냈지만 전투기와 제2롯데월드의 충돌 위험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권 교수는 공군 조종사 출신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제2롯데월드 인허가 관련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검찰은 10일과 14일 두 차례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는데 여기에 제2롯데월드 시공사인 롯데물산은 빠져 있었다.

일각에서 검찰이 롯데 계열사들에서 관련 자료를 꼼꼼히 확보한 뒤 제2롯데월드 건을 제대로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손수호 변호사는 “방대한 압수물을 분석하다 보면 그동안 의혹에 머물렀던 것들이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며 “앞으로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 당시 공군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은 롯데월드 허가에 반대하다 임기를 8개월 남겨두고 경질되기도 했다.

권 교수는 이와 관련해 “당시에도 공군 내부에 ‘이건 아닌데’하며 부글부글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이 제2롯데월드 의혹을 조사할 경우 장경작 전 호텔롯데 사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장 전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인데 제2롯데월드 인허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일하던 2005년 호텔롯데 대표로 영입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05년 2월 당시 서울시장으로 한 인터뷰에서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준비된 땅이 있고 자기 자본으로 하겠다는데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뭐 있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장 전 사장은 2008년 2월 MB정부가 공식 출범하자 호텔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는데 2010년까지 일하는 동안 호텔사업뿐 아니라 면세점사업과 롯데월드사업까지 두루 진두지휘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과 별도로 소공동 호텔롯데 31층의 스위트룸을 개인사무실로 사용했다.

장 전 사장은 퇴임 뒤인 2014년 청계재단에 들어가 현재 감사로 재직하고 있다. 청계재단은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사재 330억원을 들여 만든 장학재단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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