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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백화점이 공간 많이 차지하는 가구매장 모시기에 나선 이유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9-22 16: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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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백화점이 공간 많이 차지하는 가구매장 모시기에 나선 이유
▲ 가구매장의 백화점 입점이 늘어나고 있다. 부피가 큰 가구를 수수료가 비싼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이었으나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이 변하면서 다양한 이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롯데백화점 동래점에 입점한 한샘디자인파크. <한샘> 
[비즈니스포스트] 가구기업의 매장들이 속속 백화점과 대형쇼핑몰로 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화점업계에서는 가구기업과 동맹을 맺거나 계열사에 편입시키는 등 가구매장 모셔오기에 한창입니다.

국내 가구업계 매출 1위인 한샘은 지난해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점에 입점한 뒤 다른 롯데백화점 매장으로도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리바트와 지누스를 인수한 뒤 최근 주요 매장에 입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신세계 역시 2018년 인수한 신세계까사를 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 스타필드 등의 유통채널에 입점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가구매장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들어서는 것은 가구기업으로서는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입니다. 입점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해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백화점의 평균판매수수료율은 19.7%로 대형마트 18.8%, 복합몰 13.9%, 온라인쇼핑몰 10.7% 등보다 높게 책정돼 있습니다.

높은 판매수수료율은 백화점 대부분이 땅값이 비싼, 접근성이 좋은 도심 한가운데에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외에 인테리어, 관리인력, 치열한 입점 경쟁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일 겁니다.

백화점으로서도 가구매장 입점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가구는 재화의 특성상 부피가 커서 다른 카테고리와 비교해 매장운영에 넓은 면적이 필요합니다. 내구연한이 길어 소비자들의 재구매 시점도 길다는 점 역시 백화점 입장에서는 집객효과에 불리합니다.

백화점으로서는 덩치 큰 가구매장 하나가 들어설 바에는 비교적 작은 면적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다른 카테고리의 매장을 다수 유치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기존에 가구 및 인테리어업체들이 몰려 있는 가구거리가 교외지역이나 땅값이 저렴한 곳에 위치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한 부담스러운 요소들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대 상황이 변하면서 가구매장의 백화점 입점이 가져다주는 이점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선 가구 카테고리의 인기가 늘어났습니다. 국내 가구시장 규모는 2020년 사상 최초로 10조 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21년 11조617억 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사무실, 영화관, 식당 등의 출입이 제한됨에 따라 집의 역할이 확장됐고 그에 필요한 가구 및 인테리어 용품의 수요가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를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B2C를 중심으로 가구시장이 성장하자 집객효과가 중요한 백화점으로서는 가구매장에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백브리핑] 백화점이 공간 많이 차지하는 가구매장 모시기에 나선 이유
▲ 백화점은 최근 복합문화공간을 내세우며 카테고리 확대와 즐길거리 조성에 힘쓰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카테고리 확대로 집객을 유도하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은 문화공간으로서의 매장 조성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현대백화점>
백화점과 쇼핑몰 등은 최근 ‘복합문화공간’을 내세우며 카테고리 확장에 힘쓰고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션, 뷰티 등 백화점의 기존 주력 카테고리만 가지고는 예전 같은 집객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은 식당, 영화관, 미술전시,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큐레이션(매장구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제품의 직접 체험이 구매결정에 중요한 가구도 여기에 포함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가구 카테고리는 단위 당 지출이 큰 품목에 속해 다른 카테고리에 시너지를 주는 편에 속합니다. 대규모 지출 이후 소비자들이 ‘자잘한’ 지출에 관대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눈앞에 보이는 맛집, 패션잡화 등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가구기업도 도심 한복판의 백화점에 입성함으로써 소비자와 더욱 밀착할 수 있습니다. 기존 교외지역에 있던 가구거리는 접근성 측면에서 아무래도 백화점보다는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또한 백화점은 ‘값비싼 고급 재화를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상품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침대업계는 백화점, 온라인, 대리점 등 유통채널별 전용 상품군을 통해 높은 구매력을 가진 백화점 방문 고객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가구업계 매장이 백화점으로 달려가면서 신혼부부의 혼수마련을 위한 필수 방문코스로 꼽히던 가구거리를 찾는 발걸음은 예전만 못합니다.

그나마 ‘고급 가구거리 1번지’로 인식돼 있는 서울 강남의 논현동 가구거리가 가구업계의 플래그십 매장을 앞세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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